SK건설 지하시설 추진…군 "폐기장 될까" 걱정
SK건설이 울진군에 고준위 핵폐기물(사용후 핵연료) 처분장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깊이 500m의 지하연구시설(URL)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고준위 핵폐기물은 방사선의 방출 강도가 높은 방사성폐기물을 말한다. 사용후 핵연료에서 분리된 핵분열 생성물 농축 폐액이나 플루토늄 등 초우라늄 원소를 많이 포함한 폐기물이다.
그러나 SK건설로부터 이 같은 사업의향을 전달받은 울진군은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장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일단 지하연구시설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SK건설은 울진 평해읍과 후포면, 원남면, 죽변면 일대에 사업비 6천750억원, 공사비 5천500억원을 들여 깊이 500m의 지하연구시설을 건설하겠다는 의향을 지난 2월 울진군에 밝혔다.
SK건설 측이 밝힌 연구시설의 건설 목적은 지하암반의 특성과 암반 내 지하수 이동 특성을 규명한다는 것이다. 참여기관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대한지질학회 등이다. 원전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관련 시설의 필요성과 건설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울진군은 땅속 500m 아래에 짓는 시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자칫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장이 건설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하연구시설이 사용 후 핵연료 처분장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 건설에 부정적이다. 또 지역에서는 이와 관련된 어떠한 의견수렴 절차도 없는 상태여서 군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도 없는 문제이다"고 했다.
SK건설은 울진군수와 군의회 의장 등을 대상으로 18일 사업설명회 개최 의사를 군에 전달했으나 군은 수용하지 않았다. SK건설 측은 "순수 연구 목적의 지하연구시설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곳에 유해물질이 반입되지 않도록 명문화하겠다"고 했다.
원전업계에 따르면 실제 세계 최초로 고준위 핵폐기물 최종 처분장 시설을 짓는 핀란드의 올킬로오토 처분장의 지하 깊이는 450m이다. 정부는 원전이 지어진 곳에 핵페기물 처분장을 건설하는 게 새로운 곳에 짓는 것보다 용이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고준위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분할지에 대한 정부 권고안은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올 연말까지 확정할 방침이다. 울진에는 한울원전 1~6호기가 들어서 있으며 신한울원전 1호기와 2호기 건설공사가 이뤄지고 있고, 1992년 핵폐기물 처분장 후보지로 선정된 바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