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지 않고 하늘로 뻗은 '조선 왕실의 나무'

입력 2014-07-17 11:04:25

숙종 때 입산 금지 표석 설치, 소나무 베면 곤장 100대…2001년 '출입 제한'

아름드리 금강송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울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내 산책로.
아름드리 금강송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울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내 산책로.

굽지 않고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어 한눈에 봐도 늠름하기 그지없는 금강송은 조선시대 왕실의 목재로 사용된 소나무를 일컫는 애칭이다. 집산지가 봉화 춘양지역이어서 '춘양목'으로 불리고, 속이 누르스름한 빛을 띤다고 해서 '황장목'으로도 불린다.

일반 소나무에 비해 재질이 단단하며 뒤틀림이 적은 게 장점이다. 나이테가 촘촘하며 강도도 높아 잘 썩거나 갈라지지 않는 최고급 목재다. 직사광선에도 변함없이 무늬가 아름다워 조선시대에는 궁궐을 짓거나 임금의 관을 짤 때 사용했다.

울진 금강송 군락지에는 조선 숙종 6년(1680년)에 황장목을 보호하기 위해 입산을 금지했던 표석(울진 소광리 황장봉계 표석)이 설치돼 있고, 당시 소나무를 베면 곤장 100대의 중형이 내려질 만큼 조선시대 때에는 중하고 엄격하게 관리해 왔다.

일제강점기 때 강릉'삼척'봉화 지역의 금강송 군락지가 무차별로 벌채되는 수난을 당한 데 비해 울진 금강송 군락지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도 살아남았다.

덕분에 면적 40㏊에 200살이 넘은 노송만 8만 그루를 가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금강송 군락지의 명성을 유지하게 됐다. 군락지 내 최고급 명품으로는 수령이 530년 된 '오백년 소나무'로 불리는 보호수 2그루와 지난 6월 보호수로 지정된 천년대왕송 등이 있다.

금강송이 산자락마다 가득한 울진 금강송 군락지는 1959년 육종림 지정에 이어 1982년 천연보호림, 2001년에는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됐다.

산림청은 금강송을 보호하기 위해 금강송 보존 및 육성 계획을 수립해 지속적인 숲가꾸기사업 등으로 특별관리를 한다. 아울러 문화재 보수용 목재가 필요한 상황을 감안해 문화재청과 산림청은 업무협약을 통해 문화재 보수 복원용 목재림을 지정, 관리하기로 했다.

2005년 11월 11일 소나무 2천여 그루를 심었으며, '금강송 보호림 업무협약서'에 '국무총리 입회하에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 일대 150만 평의 금강송 솔밭은 향후 150년간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함부로 벌채할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그러나 쌓인 낙엽 등으로 토양이 비옥해 상수리나무나 굴참나무 등 활엽수들이 침입하고, 온난화로 인해 금강소나무 숲은 점차 쇠퇴하고 있다. 다만 일반인 출입을 철저하게 제한한 관계로 아직도 울진 금강송 군락지는 원시림 형태를 보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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