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마피아

입력 2014-07-14 11:23:43

10년 전 이탈리아 국립 로마대 법학부가 개설한 '마피아 강좌'가 큰 인기를 누린 적이 있다. 마피아가 어떻게 결성되었는지, 초대형 범죄 조직으로 성장하게 된 요인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 이 강좌에는 500명의 수강생이 몰려들면서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마피아를 모르고는 이탈리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현상일 것이다.

그만큼 마피아는 이탈리아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마피아의 본산이 바로 이탈리아이기 때문이다. 19세기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을 주름잡던 비밀결사 조직의 일부가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과 시카고 같은 대도시에 범죄조직을 만들면서 세력을 확산시켰다는 것이다. 1920년대 후반 미국 마피아의 대부였던 알 카포네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일본의 마피아는 야쿠자이다. 19세기 일본 도시화 과정에서 사무라이를 흉내 낸 일부 부랑자들의 세력이 커지면서 거대한 조직으로 발전한 것이다. 야쿠자는 다양한 사업을 벌이면서 정치에도 관여하는데, 야마구치가 가장 대표적인 그룹이다. 마피아가 새삼 세간의 주목을 끌게 된 것은 교황의 행보와 브라질 월드컵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월 마피아의 본거지 중 하나인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 지역을 방문했을 때 마피아를 작정하고 비난했다. "마피아는 악의 숭배자이며 공동선을 모욕하고 있다"며 마피아에 대한 파문을 선언했다. 월드컵 개최국인 브라질이 독일과의 4강전에서 참패를 당하면서 콜롬비아의 수비수 카밀로 수니가의 신변이 크게 위태로워졌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브라질의 특급 공격수 네이마르가 부상을 입어 경기에 나오지 못한 게 수니가 때문이라며 브라질 마피아가 살해 위협을 가한 것이다. 잔인한 폭력과 부패의 온상인 마피아와 야쿠자가 합법적인 범죄단체라는 것은 인간 세상의 역설이다.

마피아 중에서도 최강의 마피아는 아마도 한국의 '관피아'가 아닐까. 세월호를 침몰시킨 해피아(해운)를 비롯해 모피아(경제'금융), 산피아(산업), 원피아(원전), 철피아(철도), 군피아(국방), 소피아(소방'방재), 세피아(세무)는 물론 축피아(축구협회)와 전피아(정치권의 전대협)까지…. 한국 사회의 각 분야를 장악한 철밥통 권력의 관피아보다 센 마피아 있으면 손들어보라지.

조향래 논설위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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