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의 경고? 큰빗이끼벌레 인체 유해성 논란

입력 2014-07-08 10:27:21

환경단체 "4대강 사업으로 강물 정체" 환경부 "독성없고 청정수역서도 살아"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이 7일 화원 사문진나루터 인근 강변에서 발견한 큰빗이끼벌레를 들어올리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이 7일 화원 사문진나루터 인근 강변에서 발견한 큰빗이끼벌레를 들어올리고 있다.

저수지 등 정체수역에 사는 큰빗이끼벌레가 낙동강 본류 곳곳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질오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큰빗이끼벌레는 이전에도 유속이 느린 곳 등에서 발견됐지만, 환경단체는 4대강 사업 이후 서식 지역이 확산되고 있어 정부의 정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4대강 조사위원회와 4대강 복원 범국민대책위원 등 환경단체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4대강 조사단은 6일부터 4대강 사업의 영향 등에 대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단은 7일 낙동강 사문진나루터 인근에서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강물이 정체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큰빗이끼벌레는 지난 1990년대 북미지역에서 유입된 외래종 태형동물로 주로 물의 흐름이 정체된 호수나 저수지 등에서 서식하는 무척추동물이다. 하지만 큰빗이끼벌레가 올해 금강과 영산강 유역에서 대량 번식한 것으로 드러난 데 이어 낙동강에서도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큰빗이끼벌레 서식에 대해 조사단은 낙동강이 물이 흐르는 유수생태계에서 정수생태계로 바뀌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특히 큰빗이끼벌레가 죽으면서 수질 오염을 일으킨다고 했다. 환경운동연합 김종술 물환경특위 위원은 "큰빗이끼벌레가 가을에 한꺼번에 죽으면서 나오는 부유물이 강을 오염시킨다"며 "이 동물은 흐르는 곳에서는 살기 어려운데 낙동강에 출몰하는 것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강물이 정체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강원대 환경연구소 최재덕 교수는 "큰빗이끼벌레는 예전부터 유속이 느리거나 녹조가 많은 곳에서 구석구석 서식했다. 하지만 최근 4대강 사업으로 사람들이 하천에 관심을 가지면서 눈에 띄게 됐고 보나 댐이 늘어나 강의 수중 생태계가 변화하면서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미 4대강 사업 이전부터 보나 댐이 많이 생기면 이 생물이 급증할 거라는 것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큰빗이끼벌레의 인체 유해성 여부도 논란거리다. 김 위원은 "최근 금강에서 발견한 큰빗이끼벌레를 물고기와 함께 수족관에 넣었더니 물고기가 갑자기 죽었다"며 "아직 국내에서는 독성과 관련,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턱대고 독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짓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환경부는 최근 공식 블로그를 통해 "큰빗이끼벌레는 독성이 없고 오염된 수역뿐만 아니라 청정수역에서도 출현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사단은 4대강 현장 조사 결과에 대해 보고회를 갖고 정부에 관련 대책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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