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하는 대구 상권] ②침체 거듭 변방, 새 중심축으로 부상

입력 2014-07-07 09:09:58

개통 앞둔 도시철도 3호선 역세권, 상가 가격 뛰고 증·개축 잇따라

급변하는 대구의 교통지도가 부동산 지형도 바꾸고 있다. 교통 인프라가 생기면서 과거 변방이었던 곳이 도심과 역세권으로 편입되는 등 상권이 꿈틀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길 나면 돈 난다'는 부동산 공식이 도시철도 3호선과 4차 순환도로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권은 철로를 타고 달린다.

5일 오전 대구 남구 대명동 계명대네거리 주변. ㄱ자 모양으로 굽어져 있는 도시철도 3호선 끝자락 시야에 서문시장 환승역이 눈에 들어왔다. 구간 구간 둔탁한 중장비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주변 상가에서도 증'개축을 하는 곳이 눈에 띄었다.

오랫동안 비워둔 한 건물도 리모델링을 마쳤다. 이곳 업주는 "계명대네거리 주변이 앞으로 환승 역세권의 효과를 볼 것 같아 투자를 결심했다"며 "주변 상인들 기대심리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도시철도 3호선 개통이 임박하면서 역세권 주변 상권이 꿈틀대고 있다. 기존 1, 2호선과의 환승 편리성이 높아지고 도시철도 이용'유동인구가 많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명덕네거리~계명대네거리는 채 1㎞가 되지 않지만 건물을 증'개축하는 곳이 많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45) 씨는 "대명동 계명대 쪽에 비해 오히려 계명대네거리 상권은 침체된 편이었는데 3호선 기대심리로 오히려 요즘은 상권이 더 활기를 띠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명덕역 상권도 술렁이고 있다. 상인 박인숙(39'여) 씨는 "1호선 명덕역이 도시철도 3호선과 합쳐지면 주변 미술학원과 기존 상가 등의 상권이 더 활기를 띨 것이다. 박리다매형 옷가게 등이 들어선다는 얘기도 있다"고 했다.

새로 생기는 역세권 구간의 상권 확장이 점쳐지면서 상가 투자자도 늘었다. 공인중개사 이모(52'서문시장) 씨는 "3호선 개통을 앞두고 역세권 주위 상가는 매매나 임대가격 모두 올랐다"면서 "역세권에 맞는 업종을 알아보고 신규 창업을 묻는 전화도 많다"고 말했다.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에 따르면 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되면 도시철도 이용 인구가 15만 명 이상 증가한다. 앞서 개통한 도시철도 2호선 경산 연장(3.3㎞)의 경우도 1, 2호선 일일 평균 승객이 35만1천여 명으로 개통 전보다 2만9천 명(9%)이 늘었다.

도시철도본부 관계자는"2014년 도시철도 3호선이 완전 개통되면 역세권 주변의 유동인구 증가와 함께 침체된 상권이 활성화되는 등 도시 전체에 활력이 넘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도로도 상권 촉매제

4차 순환도로 등 새 도로가 나고 앞산터널이 뚫리면서 주거 변방으로 통했던 도시 외곽 지역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특히 이 도로는 금오지구 등 흩어진 부도심을 원도심으로 묶고 동구와 달서구의 시간적 거리를 대폭 단축하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권오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는"링 모양의 4차 순환도로를 그려보면 부도심이 원탁의 고리처럼 서로 연결, 모두가 중심이 되는 원형의 도시구조를 만든다"며 "앞으로 대구는 더 이상 극과 극이 없는 다시 말해 변방이 도심이 되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4차 순환도로의 한 연결고리인 앞산터널이 생기자 상인동~범물동 구간의 통행시간이 40분에서 10분대로 단축됐다. 상습 정체구간인 앞산순환도로의 차량속도가 빨라졌고, 가창 방향 차량 흐름이 좋아졌다.

4차 순환도로는 총 65.3㎞ 중 1997년 범안로 7.25㎞ 건설을 시작으로 이번 상인~범물(10.44㎞) 새 도로까지, 절반 이상이 완성됐다. 남은 구간은 성서산업단지~지천JC~안심IC 사이의 34.5㎞로 2019년 완공될 예정이다.

올해 개통될 대구수목원~대구테크노폴리스(직통 4차로, 12.6㎞)도 엄청난 부동산과 상권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이 도로가 완성되면 달성군 대구테크노폴리스와 동구 혁신도시가 20분대로 가까워진다. 대구의 양끝이 '이웃사촌'으로 묶인다.

분양대행사 리코씨앤디 전형길 대표는 "교통지도 변화로 대구의 미래 먹을거리를 책임질 동구 혁신도시와 달성군 대구테크노폴리스의 거리가 20분대로 좁혀지면서 부동산과 상권이 꿈틀대고 있다"며 "지난해 상반기에 100% 분양한 4개 단지 중 3개 단지는 동구, 또는 달성군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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