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서부 북쪽에는 미네소타주의 주도이며 인구로는 13번째 규모인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 쌍둥이 도시가 있다. 이 도시의 공항 비행기에서 내려 남쪽으로 차를 타고 내려오다 보면 양쪽으로 옥수수, 밀, 콩을 재배하는 넓은 들판과 동물의 사료로 이용되는 알팔파 및 클로버가 자라는 풀밭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떼와 양떼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곡물들을 저장하는 기둥 모양의 사일로가 띄엄띄엄 눈에 들어온다. 2시간여 달리면 여느 대도시처럼 높은 빌딩들이 스카이라인을 그리는 작은 도시가 나타난다. 메이요 클리닉이 있는 로체스터시다.
로체스터시 인구는 10만여 명이지만 매년 50만 명이 넘는 환자와 일행이 진료를 받기 위해 방문한다.
영국에서 건너와 남북전쟁 중이던 1863년 미네소타 계곡 오지 무의촌에 조그만 의원을 개원한 닥터 윌리엄 워렐 메이요는 전쟁에 참가하는 모병들의 신체검사를 위해 로체스터로 파견됐다. 3년간의 임무를 마친 그는 조그만 개인의원 메이요 클리닉을 개설했다. 두 아들 제임스 메이요와 찰리 메이요도 명문 미시간의과대학과 노스웨스턴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아버지의 클리닉에 합류했다.
뛰어난 능력의 두 형제는 수술대를 비롯한 필요한 의료기구들을 직접 고안해 만들었을 뿐 아니라 탁월한 의술로 진료에 열성을 다했다. 소문이 멀리까지 퍼져 다른 주에서까지 몰려왔고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까지 수많은 의사들이 찾아왔다.
형제 외과의사는 1939년 78세와 76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때 지역신문들은 호외를 발행했고 조문 행렬은 국장(國葬)을 연상케 했다. 이후에도 병원은 더욱 발전해 매년 미국 내 병원 평가에서 존스 홉킨스 대학병원과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1위 자리를 다퉈왔다. 조지 부시, 제럴드 포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요르단 국왕 후세인 등도 이곳에서 치료받았다.
아버지와 두 아들 닥터 메이요 형제들은 분명 뛰어난 외과의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 시대에 그들보다 더 뛰어난 외과의사가 세계 각지에 없었을까? 그렇다면 그들이 세계 최고의 병원으로 거듭 발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제임스 메이요가 대학 졸업 강연에서 언급한 "우리의 유일한 관심은 환자에게 돌아갈 최고의 혜택"이라는 문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섬유산업 등 두각을 나타냈던 산업이 쇠퇴하고 성장동력이 약해진 대구는 근래에 메디시티를 표방하며 여러 사업들을 벌이고 있다. 대구가 메디시티로 성공하기 위한 비결을 메이요 클리닉과 로체스터에서 찾아봄 직하다.
메이요 클리닉에서 열리는 미 보건성 주관 글로벌 간암 유전자 게놈아틀라스 구축을 위한 연구자회의 참가차 로체스터를 향하여 출발한다. 약간은 흥분된다.
강구정 계명대 동산병원 간담췌장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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