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덕 씨는 낙동강의 환경만 지키는 게 아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발벗고 나서 '마을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한다.
박 씨가 사는 다산면 일대는 태풍이 지나가면 항상 낙동강이 범람해 수해 피해를 입는 지역이다. 그래서 제방의 역할이 중요한데, 박 씨는 다산면에서 제방이 붕괴되거나 붕괴 조짐을 보이는 현장을 제일 먼저 발견하는 사람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낙동강 일대를 순찰하기 때문에 마을의 위험을 맨 처음 발견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낙동강 주변과 나루터, 습지를 매일 순찰합니다. 그러다 보니 마을의 위험요소뿐만 아니라 낙동강에서 애먼 짓 하는 사람도 빨리 말리게 돼요. 여기서 자살 기도하는 사람도 많이 살렸어요."
마을 사람들은 작게는 축의금이나 조의금 봉투를 빌리는 것부터 크게는 마을에 길을 새로 내거나 재산분쟁을 중재하는 것까지 박 씨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요즘처럼 남의 일에 무관심한 시대에 박 씨가 동네 해결사를 자처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내가 누군가로부터 도움받는 것보다 남이 '날 도와주세요'라고 하며 찾아오는 게 더 좋더라구요. 사람이 많이 찾아오는 것도 좋구요."
박 씨는 환경 관련 책과 고향인 다산면에 대한 역사를 정리해 책으로 내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다. 박 씨의 집에는 수십 권의 스크랩북이 꽂혀 있었다. 스크랩북의 내용 대부분은 자신이 나고 자라고 지금까지 살고 있는 다산면에 대한 자료들이었다. 다산면사무소 건물 준공식 때부터 최근 자신의 집에 독수리가 머물렀다가 간 사진까지 박 씨는 자신의 삶에 대한 역사뿐만 아니라 자신의 고향에 대한 역사까지 차곡차곡 기록하고 있었다. 박 씨는 "집에 빼곡히 꽂힌 스크랩북이 앞으로 책을 내는 데 기초 자료가 될 것이며 더 많은 자료를 모으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 씨의 집 마당 한켠에는 땅을 다져놓은 곳이 있다. 박 씨는 이곳에 자료를 보관하고 책을 쓸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제가 이렇게 모든 일에 열심히 할 수 있는 비결은 딴 거 없어요. 내가 사는 공간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책임의식이 중요하지요. 인구만 는다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동네가 발전하지 않습니다. 좋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환경도 바꾸고 자연도 가꿔야 사람들이 온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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