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륜사 주지 덕신 스님
젊은 시절 자신을 보살펴 준 비구니 노스님의 병 수발을 들며 수행보다 값진 보은을 실천하던 한 스님이 5년 전 매일신문(2009년 5월 2일자)에 소개돼 화제가 됐다. 덕신(59) 스님이다. 조계종 총무원 총무국장까지 지내며 사판승(사찰 사무에 종사하는 승려)의 길을 걸었지만 10여 년 전 모든 것을 뒤로하고 은인을 모시러 팔공산 아래 작은 절 대륜사로 왔다. 덕신 스님이 어머니처럼 모시던 묘신 혜안 스님은 2년 전 입적했다. 하지만 덕신 스님은 여전히 대륜사에 머물며 묘신 스님의 뜻과 가르침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덕신 스님을 다시 만났다.
◆꽃과 기도, 은인 묘신 스님의 유지
대륜사는 '들사'다. 산 속 깊숙한 곳에 있는 '산사'가 아니라 동네와 들판 틈에 있는 들사다. 대륜사 법당 앞마당은 꽃으로 가득하다. 화려하지 않은 들꽃들이다. "묘신 스님이 꽃을 좋아하셨어요. 부처님께 꽃 공양을 하려고 법당 앞에 꽃을 심었습니다." 덕신 스님은 이 꽃밭 얘기를 '우리절 꽃밭'이라는 찬불 동요 가사로 쓰기도 했다.
묘신 스님이 꽃만큼 큰 관심을 기울인 것은 기도다. "묘신 스님은 '부처님 말씀 많이 배워봐야 다 실천하지 못한다. 차라리 적게 배우더라도 제대로 실천하라'고 하셨어요. 그게 바로 기도였습니다." 기도는 묘신 스님의 삶의 방식이었다. 신도들도 그런 묘신 스님의 모습을 기억하며 계속 대륜사를 찾고 있다.
덕신 스님에게 '기도'란 무엇인지 물었다. "처음 제자리로 나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본래 자기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기도와 염불, 참선이 모두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기도의 에너지는 주변 사람들에게 감동으로 전해질 수 있습니다. 기도의 힘이지요. 묘신 스님의 기도가 그랬습니다."
◆음악과 아이들. 문화 포교의 키워드
덕신 스님은 지금껏 여러 찬불 동요 제작에 참여했다. 덕신 스님이 초대 및 5대 회장을 지낸 '좋은 벗 풍경소리'에서 20년째 꾸준히 내놓고 있는 찬불 동요 앨범인 풍경소리가 대표적이다. 풍경소리는 1994년 1집을 시작으로 매년 여름과 겨울에 창작 찬불 동요를 모아 발표됐다. 최근 덕신 스님이 참여한 38집이 나왔다.
덕신 스님은 음악에 관심이 깊다. 불교음악 대중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정기적으로 '붓다콘서트'를 열어왔다. 또 지난해 묘신 스님의 입적 1주기 행사를 음악회로 열기도 했다.
풍경소리를 통한 창작 찬불 동요 보급은 음악은 물론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덕신 스님은 "여건이 된다면 가칭 '어린이 불교학교'를 운영하고 싶다. 현재 대구지역에서는 어린이 불자들을 위한 행사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다음 불자 세대와 교류하고, 불교계가 지역사회에 문화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덕신 스님은 1969년 출가했다. 총무원에서 포교'사회'문화'총무 등 행정 업무를 두루 맡아 봤다. 총무원장만 다섯 명을 거쳤다. 그러다 정처 없이 전국을 떠돌며 만행의 길을 걷기도 했다. 이후 대륜사로 와서 묘신 스님을 모셨고, 묘신 스님 사후에도 그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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