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월드컵] 같은 대륙 '10'번의 자존심 전쟁

입력 2014-07-04 09:39:38

브라질 월드컵 8강 토너먼트는 사상 처음으로 각 조 1위 팀만으로 짜였다. 누가 4강에 진출하더라도 충분히 자격이 있는 팀들의 격돌이다. 5일 프랑스-독일, 브라질-콜롬비아 경기는 같은 대륙 팀끼리 자존심을 건 승부라 축구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독일-프랑스(오전 1시'리우데자네이루)

이번이 통산 14번째 본선 무대인 프랑스는 극적으로 브라질 땅을 밟았다. 유럽지역 예선에서 플레이오프 끝에 우크라이나를 꺾고 가까스로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하지만 본선에서는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2승1무로 조 1위를 차지했고, 16강에선 나이지리아를 2대0으로 완파했다.

프랑스는 최근 4번의 월드컵에서 8년마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1998년 우승-2002년 조별리그 탈락-2006년 준우승-2010년 조별리그 탈락의 '8년 주기 징크스'가 들어맞는다면 이번에 4강 이상을 기대할 만하다. 프랑스는 4경기에서 10득점 2실점 했다. 최전방 공격수인 카림 벤제마는 3골을 기록 중이다.

4번째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이웃사촌' 프랑스와 맞닥뜨린 독일 역시 안정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8강전은 독일로서는 1954년 스위스 월드컵부터 16번 연속이다. 이는 지구촌 어느 국가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독일은 조별리그 예선에서 포르투갈을 4대 0으로 격파하는 등 2승1무를 거뒀다.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를 필두로 탄탄한 수비 진영과 마리오 괴체,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메슈트 외질 등으로 구성된 공격진 모두 흠잡을 데가 없다. 이번 대회 득점 공동 2위(4골)이자 남아공 대회 '득점왕'인 토마스 뮐러, 월드컵 공동 최다 골(15골)에 빛나는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골 퍼레이드도 팬들의 관심사다. 다만 16강전에서 알제리와 연장 승부까지 간 탓에 체력 부담이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와 독일의 역대 A매치 전적은 프랑스가 11승6무8패로 우위에 있지만 월드컵 본선에서는 1승1무1패를 기록 중이다.

◆브라질-콜롬비아(오전 5시'포르탈레자)

이번이 통산 5번째 본선 무대인 콜롬비아의 기세는 예사롭지 않다. 세계 정상급 공격수, 라다멜 팔카오의 부상 공백이 커 보였지만 조별리그에서 그리스'코트디부아르'일본을 잇따라 제압한 데 이어 16강전에선 우루과이를 침몰시켰다. 이미 자국의 월드컵 최고 성적(1990년 16강)을 달성한 콜롬비아가 '숙적' 브라질까지 넘어선다면 이번 대회 최대의 이변으로 꼽힐 게 분명하다.

콜롬비아 돌풍의 핵심은 4경기 연속으로 골을 뽑아내며 대회 득점 선두(5골)에 오른 제임스 로드리게스다. 1990년대 콜롬비아 축구를 대표했던 '사자머리' 카를로스 발데라마의 뒤를 이을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2013년 프랑스 AS모나코로 이적한 그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몸값이 폭등할 전망이다.

그러나 로드리게스는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를 넘어서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두 선수는 공교롭게도 등번호도 같은 10번이다. 게다가 브라질은 개최국으로서 보이지 않는 프리미엄도 누릴 것으로 예상돼 일단은 네이마르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4골을 기록 중인 네이마르가 무릎, 허벅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변수다.

역대 전적도 브라질의 우위다. 본선 맞대결은 처음이지만 지역예선에서는 브라질이 통산 5승5무를 챙겼다. A매치 전체 전적도 15승8무2패로 브라질이 압도했다.

6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브라질에도 악재는 있다. 16강전에서 칠레를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점은 부담이다. 중앙 미드필더, 루이스 구스타부가 경고 누적으로 8강전에 나서지 못하고 경고 1개를 받은 선수도 6명이나 돼 '레드카드'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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