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가르기, 금배지 개입설…의장단 선거 곳곳 잡음

입력 2014-07-04 08:00:00

경북지역 기초의회들이 의장단 선거를 둘러싸고 곳곳에서 잡음을 내고 있다. 무소속 의원들을 배제하고 새누리당 중심으로 의장단 선거를 주도하거나 국회의원 개입설이 나도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 일부 기초의회에서는 의장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들 사이 비방전이 도를 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소속 의원 배제하고 내 편 만들기 골몰

김천시의회는 새누리당 기초의원협의회(이하 새누리당협의회)가 관례를 깨고 의장 선거에 앞서 후보자를 선출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협의회는 지난달 30일 2차 결선투표까지 진행한 끝에 김병철(3선) 시의원을 의장 후보자로 선출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세운(재선) 의원은 "그동안 김천시의회는 의장선거 후 과열된 선거운동으로 인해 의원 간 편가름이 생기거나 금품제공 의혹이 제기되는 등 후유증이 심각했다"며 "이번 7대 의회부터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따라 의장 후보를 결정해 이런 부작용을 모두 없앨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4명이나 되는 무소속 의원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새누리당의 독선이란 비난도 적지 않다. 나영민(무소속)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의장선거를 두고 이탈표가 발생하면 그 당사자를 반드시 색출해 해당 행위자를 출당 조치할 것이라는 소문이 들린다. 이는 지방자치제도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언행이며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는 중대한 사태"라고 지적했다.

김천시의회 의장선거는 출마 희망자를 공개하지 않고 정견'소견 발표 없이 각 시의원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의원 이름을 무기명 비밀투표로 적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비례대표까지 군의원이 7명인 영덕군의회도 의장단 구성을 앞두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 김성호'박기조 의원과 무소속 하병두 의원이 3선이며, 이강석 의원이 재선, 나머지 3명은 초선 의원이다. 3선 의원 중 박기조 의원은 이미 의장을 지낸 바 있고, 김성호'하병두 의원은 부의장을 거쳤다. 이강석 의원도 부의장을 경험했다.

영덕군의회는 지난 5대 군의회에서 초선인 권오섭 전 의원이 의장이 되면서 '다선 우선' 원칙이 깨졌다. 현재 3선 김성호 의원과 2선 이강석 의원이 강력하게 의장 경합을 벌이고 있다. 3선의 무소속 하병두 의원도 뜻을 보였지만 비새누리 배제론 때문에 주춤한 상태다.

그러나 비전이나 덕망,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 등 군의회 본래의 덕목보다는 '내 편'을 누가 더 만드느냐에 골몰하고 있다는 비난이 높다. 영덕군의회는 7일 임시회에서 의장단을 구성한다.

◆국회의원 개입설에 휩싸인 문경시의회

문경시의회는 1일 상반기 의장과 부의장으로 새누리당 소속 재선인 이응천 의원과 권영하 의원을 선출했다. 시의원이 10명인 문경시의회는 이응천 의원이 6표를 얻어 4표를 얻은 3선의 안광일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부의장 투표에서도 권영하 의원이 6표를 얻어 3선의 무소속 김지현 의원에게 승리했다. 그러나 이한성 새누리당 국회의원(문경'예천)이 일부 시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응천 의원을 선출해 달라"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의장 선거에 낙선한 안광일 의원은 "이응천 의원에게 진 것이 아니라 이한성 국회의원한테 진 것이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이한성 의원은 "의장선거에 가만히 있는 내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불쾌해했다.

새누리당이 개입하지 않기로 한 안동시의회도 의장단 구성을 둘러싸고 진통이 겪고 있다. 의장단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5선의 김성진 의원과 4선의 권기익'김백현 의원, 재선의 김한규'김대일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5명이다. 무소속으로 6선에 성공한 손광영 의원의 새누리당 입당을 통한 의장 도전도 변수다. 7대 안동시의회는 전체 18명 중 12명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안동시당원협의회는 전반기 의장단 구성에 간여하지 않고 시의원들의 자율적 판단에 맡긴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의장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들 간에 비방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의정 능력이 부족하다거나 특정 문중, 당선 횟수 부족, 과거 사회에 대한 시민 정서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반목하고 있다.

한 시의원은 "의회는 선수에 따른 나름의 질서가 있다. 같은 당 소속 의원들끼리 의장을 둘러싸고 서로 겨루고, 반목하는 모습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고 했다.

영덕 김대호 기자 dhkim@msnet.co.kr

안동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문경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김천 신현일 기자 hyuni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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