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이 등 11종 담은 '버섯 전골'…신선하고 고소
노루궁뎅이, 황금비늘, 흰목이. 모두 버섯 이름이다. 대형마트에 가도 좀체 찾아보기 힘든 귀한 버섯을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이 있다. 팔공산 동화사 근처에 위치한 '나들목 버섯집'이 바로 그곳이다.
버섯 요리만큼 손님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것은 메밀싹이다. 아삭아삭 씹히는 어린 잎채소가 입맛을 천천히 돋운다.
◆희귀한 버섯들, 한 곳에서 맛본다
팔공산 인근에는 수많은 음식점이 있다. 음식점은 많지만 메뉴는 크게 몇 가지로 요약된다. 가장 찾기 쉬운 것은 순두부집, 파계사 주변에는 오리와 닭백숙집, 청국장과 더덕집도 눈에 띈다.
그래서일까. 팔공산에서 버섯요리 전문점은 오히려 새롭게 느껴진다. 그만큼 재료도 신선하다. 버섯의 생명은 신선도라고 생각하는 구자경 대표는 노루궁뎅이버섯과 황금비늘버섯만큼은 욱수골 근처에 있는 농장에서 직접 재배해 가져오고 있다. 송이와 표고, 팽이 등 나머지 버섯도 청도의 버섯 농장과 계약을 맺어 직송하는 형식으로 재료의 신선도를 유지한다.
이날 음식점을 찾은 단골은 대구 동구 진인동의 노인복지시설인 '감천복지재단' 직원들이다. 음식점이 많은 팔공산 근처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라 그런지 그 누구보다 입맛이 예리하다.
가장 먼저 선보인 메뉴는 '고급 전골'. 능이와 느타리, 표고, 새송이, 황금비늘버섯 등 11가지 버섯이 냄비에 수북하게 담겨 나왔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미식가'로 평가받는 서해덕 팀장이 예리한 입맛으로 가장 먼저 맛을 분석했다. 서 팀장은 "다른 식당들은 버섯 전문점이라고 해도 보통 송이버섯 위주로 메뉴를 내놓는데 여기는 능이버섯처럼 귀한 버섯이 많이 보인다. 노루궁뎅이버섯도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버섯"이라며 "버섯 요리는 잘못하면 비린내가 나기 쉬운데 비리지 않고 버섯도 비교적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여성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해물버섯전이다. 여직원들은 "버섯에서 고소함이 느껴진다. 장아찌 같은 밑반찬도 조미료 맛이 나지 않고 정갈하다"고 말했다.
◆양념에 버무린 메밀싹도 인기
나들목 버섯집이 자랑하는 또 다른 재료는 '메밀싹'이다. 샤브샤브와 전골 요리를 시키면 양파 소스와 매실 진액을 버무린 메밀싹 무침이 밑반찬으로 제공된다.
메밀싹에는 '루틴'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루틴은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환자에게 좋다.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와 달콤한 소스맛이 잘 어우러진다. 안주인 안치숙 씨는 "메밀싹도 우리 농장에서 모두 가져온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메밀싹을 재배하는 곳이 많지 않아서 재료를 수급하기 힘들었다. 메밀은 수경 재배하기 때문에 쉽게 썩는다. 꼼꼼한 성격의 남편이 1년 넘게 재배 기술을 연구한 끝에 지금은 메밀싹을 충분히 재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부부는 메밀이 스스로 싹을 틔우면서 올라올 수 있는 촘촘한 철망을 자체 개발했고, 다른 음식점에도 그 기술을 알려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메밀과 관련된 메뉴도 많다. 이날 추천 요리로 나온 음식은 메밀묵무침과 메밀싹 막국수. 무침에는 소스를 넣지 않은 메밀싹을 접시 한쪽에 함께 얹었고, 막국수에는 잘게 썬 메밀묵과 메밀싹을 잔뜩 넣었다. 배종호 사무국장은 "메밀싹 생김새는 꼭 작은 콩나물처럼 생겼는데 다른 새싹 채소와 달리 매운 향이 없고 깔끔하다. 메밀묵에서도 쫄깃한 탄력이 느껴진다"며 "막국수 국물에는 조미료 맛이 없어 시원하고 좋은데 어떻게 보면 심심한 맛"이라고 덧붙였다.
손님상에 올리는 물에서도 주인의 정성이 느껴진다. 이날 마신 물은 생수가 아니라 차가버섯을 넣어 끓인 물이었다. 여름에는 차가운 차가버섯물을, 겨울철에는 따뜻하게 데운 물을 내놓는다.
구 대표는 "대부분 버섯은 썩은 나무에서 자라는데 차가버섯은 나무의 맑은 수액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차로 만들기에 좋다고 생각했다. 상황버섯물에 비해 차가버섯물은 여름철에 빨리 상하지 않아 생수 대용으로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모듬 샤브(대) 3만8천원, 고급전골(대) 3만6천원, 메밀묵무침 8천원, 해물버섯전 1만원, 메밀싹막국수 6천원.
▷영업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9시 30분
▷규모: 100여 석
▷주차장: 인근 자동차극장 주차 가능
▷예약 : 053) 984-7080, 대구 동구 용수동 59-32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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