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식어버린 코넥스시장 지역 中企에는 '기회의 땅"

입력 2014-07-02 10:34:56

개장 첫 돌 '절반의 성공'

'절반의 성공'.

1일 첫 돌을 맞은 중소'벤처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KONEX'Korea New Exchange)에 대한 시장의 평가다. 외형적인 성장은 이뤘지만 내실을 다지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다만 지역 업체들에게는 지금도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강소'중견기업 자금조달 창구로 출범

정부는 지난해 7월 은행대출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 이자 부담에 허덕이는 창업 초기 강소기업들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코넥스시장을 개장했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중소기업들이 쓰고 있는 외부자금의 78.4%가 은행대출금이다. 그동안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은 은행의 대출정책 변화에 따라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를 감수해왔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일 오전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넥스 개장 1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창조경제에서 창의적인 중소기업의 성장은 필수"라며 "유망한 중소'벤처기업들을 위한 투자와 상장 재투자의 선순환 기반이 한층 강화됐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덩치만 키웠을 뿐이다. 아쉽게도 피가 돌지 않고 있다.

출범 당시 21개였던 상장 기업수는 2일 현재 56개로, 시가총액 역시 1년 전 4천689억원에서 1조1천912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하루 평균 거래량은 출범 초기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7월 7만1천30주와 4억3천762만원을 기록했던 일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지난달 23일 각각 3만주와 2억4천만원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 진입조건 완화를 포함한 투자자 자격 조정 등 대대적인 제도개혁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지역기업에겐 희망의 땅

현재 코넥스시장은 전문투자자(기관, 캐피탈)나 예탁금 3억원 이상의 개인투자자 등 위험'손실 감내 능력이 있는 투자자들만 참여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벤처캐피탈이 코넥스 상장사의 신주를 취득하면 양도차익에 비과세 혜택을 주고 총 출자금의 20%로 묶였던 벤처캐피탈 투자 제한도 코넥스만 풀어주는 대책을 내놨다. 지난 3월에도 코넥스 활성화 펀드 조성계획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흡족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 든 코넥스 시장이지만 지역 기업들에게는 기회의 땅이다. 2일 현재 아진엑스텍, 씨아이에스, 한중엔시에스, 비지스틸 등 모두 4개 지역업체가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다.(표 참조)

특히 대구의 아진엑스텍은 코넥스 상장사 가운데 최초로 오는 24일 코스닥 시장에 진입한다.

김창호 아진엑스텍 대표는 "자금조달 기능은 아직까지 미약하지만 회사홍보 및 코스닥 진입을 위한 회사체제 정비 측면에서는 큰 덕을 봤다"며 "지역기업들에게는 업계의 변화 흐름을 체감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진엑스텍은 코넥스 상장 이후 인지도가 높아지고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신규채용 지원자들이 급증하는가 하면 거래업체들로부터도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코넥스 상장기간 동안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공시제도 등을 충실히 익히면서 코스닥 상장을 위한 발판을 다졌다.

임승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본부장보는 "대기업이 부족한 대구경북지역 경제가 살아나려면 중소벤처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며 "코넥스시장을 활용해 자금조달도 하고 회사 인지도를 제고하면 영업이나 인재채용 등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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