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김승규 선발 출전, 벨기에 7명 교체 1.5군 후반 역습에 결승골 내줘
그토록 바랐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10대11의 수적 우세도 '한 방'이 없었던 탓에 승리를 담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선은 다했다. 16강행의 분수령이었던 알제리전에서 이런 경기력을 보여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한국은 27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벌어진 H조 최종전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0대0으로 비긴 채 후반전을 시작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벨기에의 스테번 드푸르가 김신욱의 발을 밟아 퇴장당했다. 한국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참 앞서는 벨기에이지만 한번 해 볼 만한 상황이 됐다. 같은 시간, 러시아가 알제리를 1대0으로 앞서고 있던 상황이라 한국 취재진 사이에서는 '16강전이 치러질 포르투 알레그리행 비행기를 예약해야겠다'는 기대감이 솔솔 흘러나오기도 했다.
지난 두 경기에서 똑같은 선수들로 선발진을 꾸렸던 홍명보 감독은 벨기에전에서는 변화를 줬다. 부진했던 박주영과 정성룡을 대신해 김신욱과 김승규가 스타팅 멤버로 나섰다. 반면 마르크 빌모츠 감독이 지휘하는 벨기에는 신예 공격수, 아드난 야누자이가 선발 출전하는 등 2차전이었던 러시아와의 경기와 비교하면 7명을 바꿨다.
사실상 1.5군을 낸 벨기에를 상대로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였다. 알제리전과는 다르게 중원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했고, 손흥민'이청용을 앞세워 한 박자 빠른 패스로 지속적으로 골문을 노렸다. 전반 10분쯤 김영권이 첫 번째 슈팅을 하자 관중석은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브라질 관중도 '꼬레야'를 외치며 한국을 응원하면서 파도타기 응원을 선보였다. 생애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선 골키퍼 김승규는 침착하게 상대 공세를 막아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전반 30분 기성용의 슛이 골키퍼의 선방에 걸리자 경기장에는 탄식과 환호가 엇갈렸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전에는 아예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을 빼고 공격수 이근호를 투입했다. 다득점을 노린 승부수였다. 이근호는 기대대로 위협적인 드리블과 슈팅으로 공격의 물꼬를 트기는 했지만 아쉽게도 자신의 월드컵 2호 골을 뽑아내진 못했다.
한국은 후반 중반 들어서는 김신욱 대신 김보경, 손흥민 대신 지동원을 그라운드에 내세우며 극적인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벨기에의 철옹성 수비를 뚫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골 결정력 부족으로 마지막 '한 방'을 만들지 못하면서 애만 태우던 한국은 후반 33분 얀 페르통언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으면서 주저앉고 말았다.
한국은 이날 공 점유율에선 51%로 벨기에보다 높았다. 슈팅 횟수도 18회로 벨기에보다 2차례 많았고, 유효 슈팅 역시 벨기에보다 1개 많은 12개를 기록했다. 러시아와의 1차전(10회), 알제리와의 2차전(9회)보다 더 많은 슈팅을 날렸지만 기회를 골로 연결하는 결정력이 부족, 무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서는 '원조 붉은 악마'인 벨기에 팬들과 한국 '붉은 악마' 사이에 치열한 응원 대결이 펼쳐졌다. 원정응원단과 브라질 교민 등 4천여 명으로 추산된 한국 응원단은 경기 시작 전 사물놀이를 선보이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또 경기 중간 중간에는 3천 명 정도로 구성된 벨기에 응원단을 압도할 정도로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쳤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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