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보고 싶어요] 두살 때 美 입양 신태호 씨

입력 2014-06-07 09:07:47

10년 넘게 35번 한국 찾아…대구 경찰서 DNA 등록

입양 당시 찍은 사진.
입양 당시 찍은 사진.
신태호 씨 현재 모습
신태호 씨 현재 모습

"1979년 동대구역에서 두 살 난 남자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를 찾습니다."

두 살 때 미국으로 입양 간 신태호(미국 이름 마이클 이와타'36) 씨는 낳아준 어머니를 찾고자 태평양을 수없이 넘나들었다. 너무 어릴 때 미국으로 입양을 가 한국에서의 기억이 없지만, 입양 사실을 안 순간부터 고국, 그리고 뿌리를 찾고 싶어서였다. 그는 1979년 9월 2일 동대구역에서 홀로 울고 있다 지나가던 사람에게 발견돼 당시 동대구역 인근 역전파출소에 맡겨졌다. 수소문했지만 부모를 찾지 못했고, 경찰은 그를 보육원으로 보냈다. 거기서 6개월을 지낸 신 씨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일본계 미국인 가정으로 입양됐다.

양부모는 신 씨를 아꼈고, 11살, 8살 많은 두 누나도 새로 생긴 남동생을 예뻐했다. 하지만 어린 티를 벗고 자신이 한국에서 입양됐다는 사실을 안 뒤부터는 고국과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이 커져만 갔다.

미국 항공사에 취직하면서 그의 고국 찾기가 시작됐다. 그가 처음 한국을 찾은 건 2003년. 막연하게 한국에 온 그는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를 찾았고, 1979년 동대구역에서 발견돼 입양에 이르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구로 내려온 그는 자신을 6개월간 보호했던 보육원에서 '신태호'라고 작명된 이름과 1975년 9월 9일로 생년월일을 추정한 아동카드를 보게 됐다. 그러나 부모를 찾는 단서는 되지 못했다. 이름은 당시 그를 보육원에 데려온 신태우 경장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었고, 생년월일도 보육원의 담당 의사가 지레짐작으로 써넣은 것이었다. 너무 어릴 때 입양돼 한국에서의 기억이 전혀 없었지만 신 씨의 부모 찾기는 계속됐다. 2006년에 한국에 왔다가 한국인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렸고, 예쁜 딸도 얻었다.

"아이를 낳은 뒤 친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더 커졌어요. 나를 2년간이나 키웠는데 잃어버려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신 씨는 한국 국적도 되찾았다. 10여 년간 35번이나 한국을 방문했지만, 아직 친부모에 대한 이렇다 할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번 방문 때는 대구를 찾아 경찰서에 DNA 정보도 등록했다.

"지금은 얼굴이 많이 변했으니 입양 전 보육원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혹시 알아보시는 사람이 있을까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친부모님을 만난다면 항상 마음에 품고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053-659-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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