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아파트 40가구 중 조기 게양 달랑 3가구 뿐
6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을 기리는 현충일을 맞았지만 태극기는 휘날리지 않았다. 아파트와 주택은 물론 대로변에서도 태극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태극기가 게양된 곳도 국기의 세로 폭만큼 내려 다는 조기(弔旗)가 아닌 곳이 많았다.
6일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 한 아파트. 이곳 1개 동 전체 40가구 중 조기를 건 집은 3가구에 불과했다. 또 다른 고층아파트는 상황이 더 심했다. 1개 동 전체 100여 가구 중 조기를 건 집은 아예 없었다. 범어네거리 일대 주택가를 살펴본 결과 아파트에서 조기를 건 집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한 아파트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아침에 조기를 달자고 방송을 두 차례나 했는데도 조기를 단 주민이 거의 없다"며 "조기 게양을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구 평리동의 인근 한 초등학교 국기게양대에는 태극기가 게양돼 있었지만 조기가 아니었다. 내당동과 비산동, 평리동의 초등학교 4곳과 중학교 1곳을 둘러본 결과 모두 마찬가지였다.
국경일이면 대로변마다 물결을 이루는 태극기를 이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남구 대명동을 지나는 중앙대로와 대명로 길가에서 태극기를 볼 수 없었다. 현충로에서 충혼탑 주변까지, 현충로 일부 가로등에 조기가 게양돼 있을 뿐이었다.
동구 신암동 큰고개오거리의 경우도 인근 5개 방향 도로 가운데 복현오거리 방향을 뺀 동구청과 신천동, 동대구역, 파티마병원 방향의 도로변에는 태극기가 눈에 띄지 않았다.
같은 도로인데도 태극기를 단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있는 이유는 조의를 표하는 날에는 태극기를 달지 않는 규정 때문이다. 2009년 9월 제정된 '국기의 게양'관리 및 선양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가로기(도로변의 국기)와 차량기는 원칙적으로 국경일 등에 게양하고, 조기 게양일에는 달지 않는다. 다만 추모행사장 주변 도로나 추모행사용 차량에는 조기를 달 수 있다. 정부는 개인 가정과 관공서 등에만 조기를 달도록 권장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19살의 나이로 자원입대한 정모(84'국가유공자) 씨는 "현충일을 놀러 가는 공휴일로만 알았지 어떤 의미가 있는 날인지는 이제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길가에 조기가 없어서 관공서에 전화해 항의했지만 규정을 들면서 행사장 등에만 일부 단다는 말뿐이다"고 했다.
한 구청 관계자는 "대구시의 태극기 달기 운동 계획에 따라 가정에는 태극기 게양을 권고하기는 했지만 대구 도로에는 달지 않았다"며 "추모 행사가 열리는 동구 신암선열공원과 남구 앞산 충혼탑 인근 도로에는 조기를 달았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충일을 맞아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각 학교에 국기 게양의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홍보하라는 협조 공문은 보냈다"며 "조기 게양이 의무 사항이 아니어서 게양을 하지 않는 곳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사회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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