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음식물 쓰레기 뒤범벅…"병원균 괜찮을까"

입력 2014-06-04 09:43:43

복현동 상가건물 악취 처리비용 받으면서 관리자 분리수거 않아

3일 대구 북구 복현동 상가건물 주차장에 놓인 공용 쓰레기통에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지 않은 플라스틱, 유리병, 비닐 등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다. 특히 병원에서 사용된 링거병과 음식물쓰레기는 분리수거 해야 되는데도 마구 버려져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3일 대구 북구 복현동 상가건물 주차장에 놓인 공용 쓰레기통에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지 않은 플라스틱, 유리병, 비닐 등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다. 특히 병원에서 사용된 링거병과 음식물쓰레기는 분리수거 해야 되는데도 마구 버려져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의 한 상가건물 내 점포들의 의료폐기물과 음식물쓰레기 등 각종 쓰레기가 제대로 분류되지 않은 채 마구 버려지고 있다. 질병이나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의료폐기물과 음식물쓰레기 등은 관련 법에 따라 다른 생활폐기물과 따로 처리해야 하는데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후 9시쯤 북구 복현동 A상가 뒤편 주차장에 있는 폐기물수거함에 검은색 쓰레기봉투가 버려져 있었다. 쓰레기봉투 속에는 의료용 수액 병과 주사기, 약품 봉지 등이 다른 생활쓰레기와 함께 담겨 있었다. 그 옆의 투명 비닐봉지에는 따로 배출해야 하는 음식물쓰레기도 있었다. 묶이지 않은 봉지에서는 악취가 풍겼다. 이외에 재활용품도 섞여 있었다. 이 수거함 속 쓰레기는 다음 날 오전 2시쯤 폐기물수거업체의 차량에 담겨 쓰레기매립장으로 옮겨졌다.

이렇게 마구잡이로 폐기물이 버려지는 이유는 건물 관리자가 점포주들로부터 폐기물을 자체 처리하겠다며 돈을 받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건물의 음식점과 주점, 내과의원, 학원 등은 따로 폐기물을 분류하지 않고 수거함 한 곳에 모두 버리고 있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처방 후 투약한 폐 주사기나 약병 등 의료폐기물과 음식점의 음식물쓰레기는 일반 생활쓰레기와 구분해 따로 버려야 한다.

한 상인은 "건물 관리인이 쓰레기를 알아서 처리해줄 테니 점포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주차장 뒤편 폐기물수거함에 담으라고 했다. 쓰레기 처리 및 건물 관리 명목으로 관리비 10만~20만원을 걷어가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했다.

폐기물을 수거'운반하는 업체가 수거함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 건물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수거업체는 생활폐기물과 사업장폐기물, 음식물폐기물 등을 처리하도록 등록돼 있고, 의료폐기물은 취급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마구 수거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당 수거업체는 단속 한 번 받지 않은 채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폐기물 수거업체 관계자는 "계약을 맺고 폐기물을 거둬가는 건물과 점포 주인에게 공문을 보내 분리배출을 부탁한다"며 "수거 과정에서 검은 봉지에 담긴 내용물을 겉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일일이 다 풀어볼 수 없어서 건물과 점포 주인을 믿고 거둬간다"고 했다. 이 상가의 관리인도 "평소 분리배출을 해 달라고 안내했다"고 전했다.

대구 북구청 환경관리과 관계자는 "해당 상가건물 관리인이 음식물쓰레기와 의료폐기물을 한꺼번에 취급한 정황이 있는지 현장 점검을 하겠다"며 "규정을 어겼다면 상가 관리인과 폐기물 수거업체에 대해 과태료 부과 조치 및 시정 명령을 내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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