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채권', 저축은 '적립식펀드', 노후는 '변액연금보험'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오영수(가명'44) 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의 공부도 10년가량 시켜야 하고 언제 퇴직할지도 모르는데 모아둔 돈은 별로 없다.
오씨 부부는 맞벌이다. 남들보다 소득은 많은 편이다. 그러나 도무지 돈이 모이질 않는다. 이제부터라도 체계적으로 자산관리를 시작해보려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가 헷갈리기만 한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누구는 이렇게 말하고, 또 누구는 저렇게 말해 넘쳐나는 정보에 오히려 어찌해야 할지 고민만 쌓인다. 그렇다고 큰 욕심은 없다. 아이들 교육비와 적당한 노후비용만 마련했으면 좋겠다.
◆합리적인 기대수익률과 복리
오 씨의 소박한 소망과 달리 그가 실제 원하는 수익률은 높은 편이다. 오 씨는 주식 직접투자의 경우 1년에 30~40% 정도, 주식형펀드는 기대감을 조금 낮춰 15~20%의 수익률을 원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지금은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많이 낮아졌지만 우리나라 투자자의 경우 너무 높은 수익을 원한다. 높은 수익은 높은 위험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자산관리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익률보다 꾸준한 수익률을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한 해는 20~30%의 수익을 냈다가 그다음 해에는 20~30%의 손실을 내는 것을 반복하면 의미가 없다. 꾸준한 수익률을 복리로 20년간 굴렸다고 가정하면 적지 않은 자산을 모을 수 있다. '72의 법칙'을 활용하면 쉽게 계산해 볼 수 있다. 72의 법칙은 72를 수익률로 나누면 투자한 원금이 두 배가 되는 시간을 계산하는 법칙이다. 만약 1억원을 연 복리 7.2%로 굴리면 10년 후엔 2억원이 된다.(72를 7.2로 나누면 10이 된다) 20년 후에는 1억원이 4억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너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도 문제지만, 투자에 대한 너무 비관적인 생각도 자산관리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2007년 펀드 열풍 당시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며 중국펀드로, 러시아펀드로 돈이 몰렸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결과는 참담했다. 6, 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충격은 투자 외면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때의 경험으로 평생 투자를 외면한다면 저금리를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다.
◆금리 인상기엔 하이일드채권에 관심
우리나라 투자자는 채권 투자에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 잘 고른 채권은 적지 않은 투자재미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동양그룹의 채권 사태를 겪으면서 채권 투자에 손사래를 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본다. 채권은 주식처럼 변동성은 크지 않지만 손실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몇 가지 투자지식이 필요하다. 우선 채권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위험이다. 만약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 부도가 난다면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도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동양 채권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다음엔 금리위험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채권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아지거나 단기적으로는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그러나 채권의 경우 만기까지 보유하면 금리 변동으로 인한 채권가격 변동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금리 인상과 무관하다. 만약 높은 신용등급에 적정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이라면 만기보유전략도 좋은 투자방법 중의 하나다.
경기가 회복되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경기회복에 따른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그러면 금리 인상기에 채권 투자가 괜찮을까? 금리 인상기엔 하이일드채권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하이일드채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이다. 신용등급이 낮아 위험도가 높지만 경기회복으로 신용위험이 낮아지면서 신용스프레드가 낮아져 금리 인상기에 오히려 채권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저축은 적립식 투자, 목돈은 포트폴리오
오 씨는 적립식펀드는 안전하지만 한꺼번에 투자하는 거치식펀드는 위험하다는 말에 목돈을 실적배당금융상품(CMA)에 넣어두고 매월 적립식펀드로 이체하여 투자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투자상식이다. 적립식펀드라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다만,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보다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때로는 거치식펀드가 훨씬 낮은 가격으로 펀드에 가입할 수도 있다.
또한 목돈을 낮은 금리의 CMA에 넣어두고 장기간 이체하면 기회비용의 상실이라는 문제도 생긴다. 따라서 매월 소득에서 저축하는 돈은 적립식펀드로 장기간 투자하면 되고, 목돈은 목돈대로 포트폴리오를 짜서 투자해야 한다. 오 씨는 맞벌이라 한 사람 소득은 지출에 충당하고 한 사람 소득은 저축을 할 수 있다. 재무목표에 따라 정기적금과 적립식펀드, 연금보험 등에 적절히 분산해서 저축하면 된다.
포트폴리오는 본인의 재무목표에 따른 기대수익률, 투자성향 등을 고려하여 짜면 된다. 오 씨는 은행의 정기예금에 3천만원, 채권형펀드에 3천만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채권형펀드는 국내채권펀드에 2천만원, 해외 하이일드채권펀드에 1천만원을 투자하면 되겠다. 나머지 6천만원은 주식형펀드에 분산해서 투자할 것을 권한다.
다행히 보장성 보험에는 비교적 잘 가입해 있어 별문제가 없다. 다만, 노후준비는 아직까지 준비를 못 하고 있다. 몇 해 전에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은근히 노후가 걱정되기는 했지만 당장 급한 것이 아니어서 준비를 소홀히 생각한 측면이 많다.
그러나 노후준비는 하루아침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좋다. 노후준비를 위한 연금상품 가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따라서 오 씨 부부도 노후준비를 위해서 매월 100만원을 저축하기로 했다. 100만원은 변액연금보험을 추천한다. 즉시연금도 좋은 상품이다. 즉시연금은 45세 이상 가입자가 최저 3천만원 이상 목돈을 넣어두면 가입 한 달 후부터 종신토록 연금을 받을 수 있어 최근 40, 50대 사이에서 새로운 노후준비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자료=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 부설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정리=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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