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갤러리 세 도시의 하모니전…김효선'이태향'김현주 작가 초청

입력 2014-06-02 07:26:00

대구'서울'부산 여성 작가 3인의 '일상'

DGB갤러리는 대구(김효선), 서울(이태향), 부산(김현주)에서 활동하는 여성작가들을 초청, '세 도시의 하모니'라는 주제로 2일부터 13일까지 전시를 갖는다.

경북대 미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김효선 작가는 '존재의 본질'을 화두 삼아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를 삶의 무대로 바라보는 작가는 무심하게 사용하는 일상의 물건에서 삶의 의미를 건져 올린다. 특히 그녀는 삶에서 발견되는 무심한 장면 또는 무심한 행위 속에서 '조화'를 포착한 뒤 이를 조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가위를 소재로 한 '유능한 커플'은 무엇을 잘라내는 데 사용되는 가위의 부정적인 기능 이면에서 삶의 조화를 발견한 작품이다. 가위의 두 날은 서로 마주하고 있지만 그 날카로움은 상대를 절묘하게 비켜가면서 잘라야 할 공동의 목적을 훌륭히 수행한다. 이는 너와 나, 여성과 남성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서로를 품는 조화로운 행위로 해석된다.

'완벽한 무대'는 재봉틀을 통해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작품이다. 재봉틀의 작동에서 눈에 띄는 것은 천과 천을 실로 꿰어주는 바늘이다. 하지만 작가는 바늘 외에도 북실, 노루발 등 다양한 부품들이 함께 조력하고 작동해야 천 위에 바늘땀이 가지런히 놓이게 되는 사실에 주목한다. 작가는 바늘을 무용수의 발끝, 바느질 땀을 무용수가 남긴 발자국에 비유하며 다양한 부품들이 어우러져 천 위에 빚어낸 조화로운 결과에 완벽한 무대라는 찬사를 보낸다. 또 작가는 '불꽃화석'이라는 작품에서는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생명력을 표출하며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인간의 모습을 연탄에 비유했다. 김효선 작가는 "물건의 기능과 쓰임 속에서 삶을 본다. 그 속에서 삶의 조화를 관찰하는 것이 나의 일이 됐다"고 말했다.

이태향 작가는 '노스텔지어' 연작을 발표하고 있다. 작가에게 노스텔지어는 어둠에서 길어 올린 한 줄기 빛이다. 그녀는 오래된 성채와 성당, 골목길을 채우는 빛과 어둠을 스크래치 기법과 붓으로 표현한다. 물감을 칠한 뒤 칼로 긁어내고 덧칠하는 작업을 통해 어둠 속에서 빠져나와 솟구치는 빛줄기를 형상화하고 그녀만의 개성감 넘치는 질감을 연출한다.

김현주 작가의 작품은 시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화면에 반복적으로 물감 층을 올리는 행위를 통해 시간의 궤적을 물질화하는 동시에 그 시간의 결과로 생겨난 여러 흔적을 껴안는다. 미술평론가인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화면 속에 쌓아 올린 지난 시간은 어느덧 불명료해지고 사라지지만 그 시간이 남긴 상처는 어딘가에 불현듯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053)740-2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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