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정폭력 피해 여성보호제도 적극 이용하자

경찰에서는 정부의 성폭력 등 4대 악 강력 단속과 관련하여 다양한 여성보호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정작 고객인 여성들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경찰과 자주 접촉하는 자율방범대원들조차 이러한 내용을 알려주면 모두가 가족과 주변에 적극적으로 이용할 것을 권해야겠다는 반응이다.

우선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위해 최근 들어 경찰은 '피해자 임시숙소'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과 가족들이 폭력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쉼터 등을 이용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규정 등으로 인해 입소가 곤란한 경우 경찰관 인근에 마련된 숙박업소에서 최대 5일간 무료로 지낼 수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중부경찰서 서문지구대에서도 최근 이러한 제도적 지원을 받은 가정폭력 피해 여성이 경찰의 다양한 가정폭력 지원제도를 고마워하면서 큰 위안이 되었다고 한다. 가정폭력 피해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쉼터 등에 보호를 의뢰했지만 피해 당사자와 자녀만 입소가 가능하고 함께 거주하고 있는 친정 부모 등은 이용할 수 없다고 하여, 경찰의 임시숙소제도를 통해 가족 모두가 같이 피신해 있을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당장 폭력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 잠시라도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쉴 수 있는 곳을 제공 받을 수 있다는 점에 당사자들은 안도감을 느끼는 것 같아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경찰은 이를 위해 피해 여성들과 가족들이 이용하기에 불쾌하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고 거부감이 약한 숙박업소를 물색해서 선정하는 등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경찰은 밤길에 여성들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요청받을 시에는 순찰차량으로 집까지 데려다 주는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언제든 112나 지구대, 파출소를 방문하여 요청하면 경찰관들이 친절하고 안전하게 집까지 데려다 주지만 이 또한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밤늦게 길을 가야 하는 여고생들이나 직장 여성들이 어두운 골목길을 홀로 귀가할 때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임에도 외면(?)당하고 있어 경찰이기 이전에 같은 여성으로서 안타깝기까지 하다.

예전에는 경찰이 무서워 파출소만 보여도 먼 길을 돌아갔다지만 지금은 국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누리겠다"는 당당한 마음으로 치안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이러한 제도들이 적극적으로 이용되면 작은 수고와 관심으로 인해 범죄를 예방할 수도 있고 1, 2차 피해를 줄일 수도 있어 범죄로 인한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경찰의 신뢰를 높이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경찰에 대한 거리감을 갖지 말고 "언제든 내가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찰"이라는 생각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현애/대구 중부서 서문지구대 경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