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감동을 주는 신문을 보고 싶다

입력 2014-05-28 16:10:06

올해 5월은 다시 한 번 우리를 뒤돌아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계절이 되었다. 다시 일어나서는, 아니 처음부터 있어서는 아니 되는, 그러나 현실이 되고만 세월호 참사를 한 달이 넘도록 눈물과 한숨으로 지켜보면서 일상의 소중함과 가족의 행복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불행과 사고는 없어야 하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처럼 총체적 인재라고 할 만한 이런 사고로 아까운 생명들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이 사고도 안전불감증, 탐욕, 책임의식과 역할 부재, 불법적인 유착 등 모두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의 다양하고 복잡한 이유들이 얽힌 문제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우리 모두가 눈감고, 혹은 무관심으로 일관했기에 예방할 수 있었던 일이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고 본다.

이번 사고를 통해 우리는 그동안 압축고도성장을 이룩하긴 했지만 민주주의의 기본인 인간존중과 질서 그리고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는 소홀히 다룸으로써 공동체 정신의 소중함을 서로가 인식시켜주지 못했다는 후회와 아쉬움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후 수습에 허둥대는 모습은 목소리를 높이던 우리들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너무나 실망스럽다.

미국의 9'11 사태와 2011년 일본 쓰나미 때 보여주었던 절제되고 냉정한 시민정신은 우리가 냉철하게 반성하고 본받아야 한다. 특히 언론의 통제되지 않은 자극적인 보도 경쟁은 스스로 공기라는 언론의 품위를 상실한 것이며 수요자가 언론을 외면하게 만드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68년 역사의 매일신문의 역할을 생각해 본다. 이제는 지역사회를 넘어 전국을 대표하는 언론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독자 중심의 신문이어야 한다. 매일신문 고유의 품위와 방향은 유지하면서 오늘날 독자들의 욕구(Need), 목마름을 해결해주는 생수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도 사건의 실체적 보도와 다양한 그래픽으로 독자들이 사건의 흐름을 쉽게 이해하도록 만든 편집은 돋보였지만 앞으로의 수습방안과 유사한 재난예방법에 대해서도 방향을 제시해주는 순발력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둘째, 지역신문으로 지역사회 발전과 미래지향적 비전을 공유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대구경제를 살릴 어젠다를 발굴하고, 미래성장 동력인 청년 창업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이를 정책으로 연결하여 미래의 대구발전을 담보할 비전을 만들어 시민과 함께 공유하고 발전해가는 선도적 역할을 할 때 시민의 신문으로 도약할 수 있다.

셋째, 정론직필로써 사회정의와 민주사회 발전에 선구자가 되어야 한다. 이제 6'4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대구에서 이번 선거는 대단히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대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변화와 도약의 시기에 새로운 시장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앞으로 말로 난무하는 공약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공약과 실천방안을 제시함으로써 대구발전을 선도하는 언론의 역할을 매일신문을 통해 보고 싶다.

넷째, 감동이 있는 신문을 보고 싶다. 최근 우리를 불안하고 초조하고 슬프게 하는 사건들이 헤드라인 기사로 오르는 횟수가 많았다. 반면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 1면에 실린 어머니를 업고 환하게 웃는 모자의 사진은 미소를 짓게 했다. 매일신문의 대표 콘텐츠인 '이웃사랑'의 감동을 떠올렸다. 공동체의 현주소 같아서 마음이 밝아졌다.

기다려지는 신문, 읽고 싶은 신문은 많은 사람들의 뜨거운 진심과 열정, 그리고 창조적 정신의 결정체로 만들어진다. 이제 매일신문은 독자들의 사랑받는 신문을 넘어 대구경북 시도민에게 감동을 주는 신문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

우성진/제13기 매일신문 독자위원회 부위원장(대구과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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