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최초 교육박물관인 온어린이박물관이 3년 5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온어린이박물관은 박물관의 다양성을 선보였으나 대형박물관과 대규모 체험시설들 틈바구니서 소규모 사설박물관의 한계를 노출했다.
온어린이박물관은 세계 각국의 장신구, 의상 등 민속품과 교육자료를 통해 아이들이 다른 문화권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2010년 문을 열었다.
박물관은 박태익 관장이 10여 년간 각국을 여행하며 수집한 아시아, 유럽 등의 복식과 장신구, 생활 소품, 가구, 인형 등 100점이 넘는 전시품을 보유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동물친구와 떠나는 세계여행' , '세상, 어디까지 가봤니' 등 각종 기획전시를 통해 하루에 100명 안팎의 관람객들이 꾸준히 찾았다.
하지만 대형 박물관과 각종 체험시설의 등장에 작은 박물관은 버틸 힘이 없었다. 학부모와 교육기관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했고 결국은 이달 8일 대구시에 폐관 신청을 했다.
박물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다문화 수업을 하며 단체로 박물관을 찾았지만, 올해부터는 단체 관람 문의가 뚝 끊겼다. 국립이나 시립 전시관들이 무료이거나 1천~2천원의 입장료를 받는 것과 비교해 온어린이박물관 관람료가 어른 5천원, 어린이 4천원인 것을 보고 비싸다며 타박을 하는 관람객들도 많았다.
운영이 어려워지자 관장을 포함, 4명의 정규직원으로 출발한 박물관은 문을 닫기 전에는 관장과 학예사 두 사람만 근무했다. 인원 부족은 운영 부실로 이어졌다. 사립박물관은 기획전 등의 프로젝트를 통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프로젝트를 개발할 연구인력이 부족, 이조차도 힘겨워졌다.
박 관장은 "어린이들에게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겠다는 포부를 안고 박물관을 시작했지만 결국 소규모 박물관이 살아남기는 너무 힘든 환경"이라며 "교육청이나 지자체들도 우리 박물관의 정체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폐관할 때까지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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