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캠프 간 '나홀로' 직능단체 회장

입력 2014-05-22 09:55:04

회원 전체가 특정후보 지지 인상, 비판 목소리

최근 대구 일부 직능'문화단체 대표가 단체 회원 전체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아예 특정 후보 캠프의 직책을 맡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단체 대표는 해당 단체가 대구시로부터 연간 상당한 예산을 지원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시장 후보 캠프에서 중책을 맡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영순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김순락 대구개인택시운송조합 이사장, 김영오 대구시상인연합회 회장,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 김태우 대구경북을 사랑하는 전현직 총학생회장단 의장, 류형우 대구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양명모 대구시 약사회 회장 등 7명은 14일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의 시민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들은 비록 단체 대표 개인자격으로 권 후보를 지지하고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으나, 일부 회원들은 단체를 대표하는 인사인 만큼 이들 단체 회원들이 모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일부 인사의 경우 해당 회원은 물론 임원진에 대한 동의도 제대로 받지 않고 지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 가운데 특히 류형우 대구예총 회장의 경우 중립을 지켜야 할 예술단체의 회장이 특정 후보의 시민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논란이 문화예술계에서 불거지고 있다.

현행 선거법상으로는 관변단체 대표를 선대위원장 선임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류 회장의 선대위원장 선임이 법상으로 문제 될 것은 없다.

하지만 일부 회원들은 류 회장이 대구 예술문화단체의 수장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후보 선대위 참여를 '개인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구예총은 대구시로부터 매년 3억원이 넘는 운영비와 사업비를 지원받고 있으며, 올해도 3억4천2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결국 대구예총이 시민 세금의 상당액을 받는 만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다. 대구예총은 각 산하 협회 중심의 협의체 기구로, 미술, 연예, 음악, 문학, 사진, 국악, 무용, 연극, 영화, 건축 등 10개 분야에 걸쳐 모두 8천155명의 회원(지난해 기준)이 등록돼 있다.

한 문화예술인은 "회원마다 정치적 의견이 다를 수 있는데, 예총 회장이 특정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마치 예총 전체가 지지를 보내는 것 같은 형국이 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아무리 개인 신분이라고는 하지만 대구시의 지원을 받는 예술단체장이 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예술의 순수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류 회장은 "권 후보가 지역 예술인의 현실에 대한 이해가 높으며, 그가 내놓은 문화예술공약 역시 지역 예술 발전을 돕는 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고심 끝에 선대위원장 직을 수락했다"며 "사적인 이익보다는 대구예총의 발전을 위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정부지원금을 받는 관변단체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별도로 어깨띠를 두르거나 지지호소를 하는 등 별도의 선거운동을 할 경우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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