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모두 영업 재개…활기 되찾은 동성로 통신골목

입력 2014-05-21 10:14:29

20일 정상영업을 시작한 SK텔레콤 매장, 상담을 받는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20일 정상영업을 시작한 SK텔레콤 매장, 상담을 받는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2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통신골목. 각 통신사 직영 매장은 대대적으로 광고문구를 매장입구에 내걸었다. 한 지점은 '생필품 증정', '상담만 받아도 특별한 사은품 증정' 이라는 현수막을 걸고 고객을 유치했다. 평소 한산했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한 매장 직원은 "45일간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나간 월세만 2천만원에 가깝다. 그동안 입은 손해를 적극적인 영업으로 만회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가 모두 풀린 20일 첫날 우려했던 과열 양상이 나타났다.

◆고객 유치 과열

각 통신사 직영점은 영업정지 기간동안 지점 내부를 손보거나 새로운 곳에 점포를 여는 등 고객 유치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SK텔레콤보다 하루 앞서 영업정지가 풀린 LG유플러스 직영점은 19일부터 점원이 출입구 밖에서 영업정지가 풀렸다는 것을 홍보하고 있었다.

한 점원은 "오랫동안 영업을 하지 않아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매장에 방문만 해도 선물을 주는 방식으로 고객에게 정상 영업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님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매장을 찾아 휴대폰을 교체했다. 김모(29) 씨는 "얼마전 핸드폰을 분실했는데 영업정지가 끝나면 파격적으로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다렸다"며 "실제 할인폭이 컸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영업을 미리 해 온 KT의 경우 휴대전화 출고가 인하 등의 혜택을 내걸고 번호 이동 '바람몰이'를 해왔다. KT는 영업재개 후 영업정지 기간 동안 이탈한 가입자(14만8천710명) 이상을 새로 유치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휴대전화 교체 시 약정 기간을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축소한 '스펀지 플랜'을 내놨고 LG유플러스는 장기 고객이 LTE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면 추가 요금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대박기변'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영업 재개와 함께 가족 중 SK텔레콤 이용자가 있으면 일정 금액 할인해주는 정책을 추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가 모두 영업을 재개한 20일 3사 사이의 번호이동건수(알뜰폰 제외)는 5만7천154건이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열 기준으로 삼는 2만4천건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회사별로는 SK텔레콤이 단독 영업기간 일평균 번호이동건수(6천262명)의 4배를 웃도는 2만9천489건을 모집했고, LG유플러스가 1만4천883건, KT가 1만2천782건을 각각 유치했다.

◆불법보조금 다시 풀릴까

업계 관계자들은 '불법 보조금' 지급이 재개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휴대폰 판매 업체 대표 이모 씨는 "3사는 20일 첫날 대대적인 마케팅 이후 고객 지원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 50%를 위협받는 SK텔레콤이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다른 이동통신사도 불법보조금 지급을 선택하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신골목의 한 가게에서 번호이동을 시도하자 현금 지급을 제안하기도 했다. 점원은 "오늘 가장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날이다. 내일부터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며 번호이동을 종용했다.

상담을 받는 중에도 본사에서는 마케팅 전략을 2시간 단위로 변경해 지점에 전달하고 있었다.

이통사 간의 뺏고 빼앗긴 숫자를 제외한 가입자 규모를 보면 20일 하루 SK텔레콤이 1만944건 증가했으며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만21건, 923건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우 방송통신위원회가 조만간 각각 7일, 14일 추가 영업정지를 내릴 예정이어서 그만큼 지금 정상 영업 기간 동안 유치를 위한 총력전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새로운 요금제와 정책으로도 유치가 안되면 불법보조금에 의지하게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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