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스승상 정립…30주년 맞은 '목요윤독회'

입력 2014-05-19 09:51:08

15일 30주년 기념 모임을 가진 목요윤독회 회원들. 이날 회원 9명과 전 회원 이명식 대구대 명예교수가 참석했다. (위 왼쪽부터)김권구 계명대 박물관장, 이영호 경북대 사학과 교수, 이희준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교수, 김세기 대구한의대 박물관장, 윤재운 대구대 역사교육과 교수. (아래 왼쪽부터)김정숙 영남대 국사학과장, 김동소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 노중국 계명대 교수, 이명식 명예교수, 주보돈 경북대 사학과 교수. 황희진 기자
15일 30주년 기념 모임을 가진 목요윤독회 회원들. 이날 회원 9명과 전 회원 이명식 대구대 명예교수가 참석했다. (위 왼쪽부터)김권구 계명대 박물관장, 이영호 경북대 사학과 교수, 이희준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교수, 김세기 대구한의대 박물관장, 윤재운 대구대 역사교육과 교수. (아래 왼쪽부터)김정숙 영남대 국사학과장, 김동소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 노중국 계명대 교수, 이명식 명예교수, 주보돈 경북대 사학과 교수. 황희진 기자

공부하는 스승들이 있다. 매주 목요일 저녁에 모여 책을 돌려 읽고 열띤 토론을 벌이는 영남지역 역사학 및 고고학 전공 학자들이다. 이들의 모임이 올해로 30년째를 맞는다. 그래도 목요일을 맞이하는 설렘과 열정은 변함이 없다. 바로 '목요윤독회'다.

15일 오후 6시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행소박물관 1층 세미나실에서 목요윤독회 30주년 모임이 열렸다. 책은 잠시 접어두고, 모임의 과거'현재'미래를 살피는 시간을 가졌다.

목요윤독회는 1984년 5월 대구대 이명식, 계명대 노중국, 경북대 주보돈, 영남대 이종욱, 대구가톨릭대 최광식'이정희 교수 등이 모여 출발했다. 이후 전국적으로 한국고대사를 연구하는 흐름을 이끌어냈다. 그 힘은 문헌사학과 고고학을 접목하는 시도에서 나왔다. 두 학문은 제대로 된 연구를 위해 교류가 절실했지만 관련 학자들이 모이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목요윤독회는 신선한 모델이 됐다. 회원들은 꾸준히 공동 작업을 진행하며 역주한국고대금석문(1992), 한국고대사자료집(1992), 가야사연구(1995), 가야문화도록(1998) 등을 발간했다.

목요윤독회는 스스로 갇히지 않고 열린 연구를 펼쳤다. 한국고대사에 국한하지 않고 한문학'국어학'국문학 등 관련 분야 연구자들을 모임에 초빙했다. 세계문명탐사도 같은 맥락으로 추진했다. 2001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중국, 터키, 이집트, 인도 등의 유적들을 역사학 및 고고학 학자들의 시각으로 바라봤다. 당시 멕시코 문명 탐사 기록은 매일신문에 20여 회 분량으로 연재하기도 했다.

현재 목요윤독회 회원은 모두 18명. 공부가 주목적이기는 하지만 이들이 모이는 곳은 어디든 편안한 사랑방이 된다. 회칙도 규약도 없지만 불문율로 모이게 만드는 끈끈한 인간관계와 정(情)이 기반이다. 김권구 계명대 박물관장은 "학자들은 궁금한 것이 있어도 체면 때문에 서로 물어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일반 학회에 가서 못 물어보는 것을 이 모임에 와서 물어본다"고 웃으며 털어놨다. 김정숙 영남대 국사학과 교수는 "대구 및 근교에 있는 여러 대학의 교수들이 매주 한자리에 모여 학문 외의 얘기도 나누며 교류하는 장점도 크다"고 말했다.

이날 회원들은 앞으로 모임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고민했다. 향후 국내 역사학 및 고고학 발전에 대한 진지한 모색이기도 했다. 우선 역사학 및 고고학을 연구하는 향후 세대를 이끌 방안을 찾을 것을 다짐했다. 모임의 성과를 분명히 내자는 의견도 나왔다. 가칭 '한국고대사 개설서'와 같은 교재를 함께 펴내 후학들에게 남겨주는 것이다. 또 시민강좌 운영과 같은 학문 대중화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회원들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해야 할 일을 생각 속에 가득 품고 있었다.

노중국 교수는 "목요윤독회의 최우선 약속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시간을 비워놓는 것"이라며 "앞으로 학계, 지역, 국가를 막론하고 기여할 수 있는 모임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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