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입력 2014-05-19 07:54:46

저가항공사 국제선 취항 촉진…대구공항 활성화 앞당겨질 것

'세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을 받으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지역 공항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저가항공사들이 중심이 돼 국내선과 국제선 취항을 늘리면서부터다. 대구국제공항 역시 활기를 띠고 있다.

대구국제공항은 3월 말 국내 저가항공사가 국내선 취항을 시작한 이후 국내선 일일평균 이용객이 3천810명으로 57% 증가했다. 일일평균 운항편수도 40% 늘었다.

더욱이 7월부터는 저가항공사들의 국제선 취항까지 앞두고 있어 대구국제공항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위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석기(59)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제주도를 빠르고 싼 가격에 다녀올 수 있는 하늘길이 열리면서 대구경북민들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중국과 일본 그리고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국제선 취항이 더해질 경우 대구국제공항은 새로운 중흥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사장은 궁극적으로 대구국제공항에서 국내외 저가항공사를 이용해 국내는 물론 아시아 주요도시를 다녀올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저비용과 접근성이라는 강점이 시너지를 일으켜 그 시기를 앞당겨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예를 들어 향후 대구국제공항에서 국내외 저가항공사를 이용해 도쿄를 다녀올 경우 기존 인천국제공항에서 국적기를 이용하는 것보다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대구국제공항뿐만 아니라 현재 전국의 모든 지역 공항들이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과 마주하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와 한국공항공사 그리고 여행사와 저가항공사의 노력이 어우러질 경우 생각보다 빨리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를 위해 그는 한국공항공사가 공항사용료를 낮춰 저가항공사들의 지역 공항 취항을 촉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사장은 "최근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한국공항공사가 항공기 취급과 정비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며 "공항사용료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저비용항공사들을 하나로 묶어 항공유를 공동구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에는 저비용항공사 유치를 위한 지원금을 부탁했다. 공항 활성화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국제공항과 양양국제공항이 이 같은 협업의 성공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은 국내 5번째 규모의 국제공항이지만 한 때 1% 안팎의 이용률(지난해 이용객 4만 명) 때문에 '유령공항'이라고 불렸던 적자공항이었다. 그러나 한국공항공사는 올해 목표 승객을 40만 명으로 잡고 있다. '푸른 바다'를 보고 싶어 하는 대륙 사람들의 바람을 읽고 한국공항공사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여행사'항공사가 호흡을 맞춰 중국-양양 간 항공노선을 7배 이상 늘렸다. 대구국제공항 역시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창구로서 대구국제공항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 경주 출신인 김 사장은 그동안 성원해 준 고향 어른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지역 공항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한국공항공사 사장 임명과정에서 용산참사 유족 등 저를 반대하는 분들 때문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고향 선후배들의 격려에 힘입어 기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며 "나라를 위한 일에 몸과 마음을 보태라는 지역민들의 응원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사장은 자신의 공직경험을 살려 한국공항공사를 국제적인 공항운영기관으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한국공항공사가 지금은 국내 14개 공항의 운영만 담당하고 있지만 조만간 해외 공항운영에도 직접 참여할 것"이라며 "주한 외국 공관을 활용한 수주활동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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