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십수 년간 대구경제 소식은 우울했다. 대구와 관련한 각종 경제지표는 초라했고 내세울 만한 대기업이 없다 보니 대구의 젊은이들은 기회만 있으면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 대구 경제는 늘 활력을 잃고, 악순환을 맴돌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대구경제는 역동성을 회복하고 있다. 서류상, 통계 수치상의 분석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역동성이다. 그 한 예가 달성군 구지면의 대구국가산업단지다. 한때 대구의 변두리에 불과했던 이 지역이 현재 기업과 주거시설이 어우러진 복합산업단지로 한창 개발 중이다. "구미, 포항이 경북을 먹여 살렸듯 앞으로는 구지가 대구를 먹여 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대구국가산단은 이달 초 최종 분양가(3.3㎡당 93만7천원)가 결정되면서 본격적인 분양을 앞두고 있다.
대구가 국가산단을 유치하기까지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1970년대 산업화 이후 구로공단(섬유), 울산공단(중화학), 창원공단(기계), 구미공단(전자) 등이 속속 개발됐지만, 대구는 변변한 국가산업단지 하나 없었다. 이에 대구시는 첨단산업'대기업 유치와 지역경제 활로 모색을 위해 1996년 당시 건설교통부에 위천 국가산업단지 지정을 신청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낙동강 수질 오염을 우려한 부산 등 경남지역의 민원에 떠밀려 산업단지 지정은 차일피일 미뤄지다 2002년 결국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대구시는 절치부심한 끝에 2007년 국가산단 개발을 이명박 전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재추진해 개발계획 수립에 착수했고, 2009년 마침내 지구 지정을 승인받기에 이르렀다.
대구는 국가산단 조성을 계기로 낙동강을 축으로 하는 신산업벨트의 개막을 앞두고 있다. 제3공단, 서대구산단, 염색산단, 검단산단 등 기존의 도심 산업벨트를 벗어나 성서 1~5차 산단, 논공의 달성 1차, 현풍 대구테크노폴리스, 구지 국가산업단지, 달성 2차, 창녕 대합산업단지 등 낙동강을 따라 구미-왜관-칠곡-성서-논공-현풍-창원 등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신산업벨트가 조성되는 것이다. 대구시는 국가산단으로 인한 부가가치 유발액이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전망이 현실이 되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무엇보다 대구국가산단을 선도해 갈 앵커기업의 유치다. 지역의 기계'금속,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업체가 대구국가산단 분양에 일찍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 93만7천원이라는 평당 분양가는 대구 도심 공단 시세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래서 분양은 순조로울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대구국가산단이 애초의 목표대로 '대구의 미래성장 동력'으로 작동하려면 지역 업체들만 모인 산업단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탄탄한 앵커기업이 대구국가산단에 자리 잡아야 한다. 대기업의 신규사업 본부나 합작기업 또는 외자기업을 유치하는 일이 그 예다. 대구시는 대구국가산단 기업유치심의위원회를 통해 분양 경쟁에 뛰어든 기업들을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
대구국가산단 내 복합비즈니스센터나 주거'교육 서비스 등 안정적인 정주 여건을 확보해야 한다. 연구시설, 주거, 교통, 상업 등 쾌적하고 체계적인 도시계획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R&D, 마케팅 및 컨설팅, 법률'금융 등 기업 지원을 위한 비즈니스센터 건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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