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상장…그룹 경영권 승계와 무관?

입력 2014-05-09 09:47:56

이재용 부회장 상장차익 2조…삼성 "해외 진출 투자금 마련"

삼성그룹이 계열사 삼성SDS의 기업공개(IPO)를 연내 추진하기로 했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등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 자금을 확보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이달 안으로 상장 대표 주관사를 선정, 상장 추진 일정과 공모 방식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29년만에 상장, 글로벌 기업 도약

삼성SDS는 8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ICT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유가증권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 ICT 서비스 시장에서 공공시장 참여 제한으로 성장 정체를 겪는 상황에서 자본 확충을 기반으로 국내외 인수'합병(M&A)과 사업 제휴를 추진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ICT 솔루션'서비스 시장은 시장규모가 1조9천억달러 규모로, 반도체 등 정보통신(IT) 소재와 부품 시장 대비 4.1배, 스마트기기와 서버 등 IT 세트 시장 대비 1.8배에 달한다. 부가가치와 성장성도 높은 편이다. 삼성SDS는 상장 이후 사외이사 선임과 감사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기업설명(IR) 활동으로 신인도를 높일 예정이다.

전동수 사장은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ICT 서비스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정부의 상생협력 정책에 따라 가장 큰 시장이었던 공공부문에서 대기업 계열 시스템 통합 서비스(SI)업체들의 참여가 막히자,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때문에 해외시장 개척과 SI 수출에 주력해왔는데, 이를 위해선 상장을 통한 투명성 확보와 자금 조달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상장을 계기로 빅데이터 분석이나 사물인터넷, 클라이딩 관련 서비스들을 집중 개발할 계획이다. 분야 역시 모바일과 헬스케어, 리테일 쪽에서 해외 사업을 적극 전개해 궁극적으론 '한국판 IBM'을 이룬다는 구상이다. 삼성SDS는 작년 매출 7조468억원, 영업이익 5천56억원을 올려 삼성그룹 내에서 알짜배기 비(非)상장 기업으로 통한다. 그동안 소액 주주들이 끊임없이 삼성SDS 상장을 요구해왔다.

◆시총 16조 공룡기업 등장

삼성SDS의 상장은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판도를 바꿔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S는 지난 8일 기준 장외시장에서 22만5천원에 거래됐다. 현재 삼성SDS의 주식수는 7천225만6천772주. 장외거래 가격으로만 쳐도 시가총액은 16조2천578억여원에 달한다. 이는 코스피 시가총액 1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SDS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21.67%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일가의 지분도 19.0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조원에 가까운 상장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역시 각각 6천300억원대의 지분가치를 보유하게 된다. 삼성SDS 상장설이 현실화되면서 차기 삼성그룹 회장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시대도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삼성SDS 상장으로 이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가 급등해 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에 드는 수조원의 상속 증여세를 충당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상장은 삼성SDS의 해외 진출 위한 투자 자금을 마련하려는 조치다. 경영승계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SDS의 상장 주관사 선정에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삼성SDS의 상장 결정 소식은 침체됐던 주식공개시장의 단비다. 대표주관사 경쟁을 두고 증권사 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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