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로 예술적 영감 나눠요" 정길영 초대전

입력 2014-05-09 07:01:38

정길영 초대전이 20일까지 갤러리HAVE(청도군 각북면)에서 열린다.

정 작가는 토털 아티스트다. 회화, 설치, 도자기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그는 회화 작가로 출발했다. 영남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정 작가는 내면의 이야기를 화폭에 담아내는 작품 활동을 하다 자연스럽게 설치 작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그러다 그는 2001년 도자기의 고장 경기도 여주를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되어 도자기를 굽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설치 작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흙을 구하기 위해 여주를 찾았다 생활도자기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정 작가를 사로잡은 도자기의 매력은 바로 대중과의 소통이었다. 그는 "설치 미술은 해석이 어렵다. 그렇다 보니 자연히 대중들과 멀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도자기는 생활 속에서 사용되다 보니 대중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다.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도자 작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구에서 도자기를 굽던 그는 3년 전 중국의 징더젼(景德鎭)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상하이 인근에 있는 징더젼은 세계적인 도자 도시다. 인구 130만 명 가운데 60만~70만 명이 도자 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도자 작가들이 모여 작품 활동을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그는 생활도자기뿐 아니라 수m에 이르는 대형 도자 작품을 만들고 있다.

정 작가가 가진 다양한 예술적 토대는 그의 도자 작품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는 도자기로 설치 작품을 만드는가 하면 도자기와 회화를 접목한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도자판 위에 드로잉을 한 뒤 못 등 날카로운 물건으로 긁어내 그림을 그리고 유약 대신 소금물을 발라 구워낸 작품에서는 토털 아티스트를 추구하는 정 작가의 작품 세계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정 작가는 설치 미술에서 도자기로 표현 방식을 바꾼 후 작품 활동이 행복해졌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는 저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제 작품을 보는 관람객들의 입장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 작품을 보고 즐거워하는 관람객들을 보면서 작가로서 살아 있음을 느꼈다. 대중들과 예술적 영감을 나누고 소통하는 것이 예술가의 일이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정 작가는 중국에서 제작한 다양한 도자 작품을 선보였다. 대구의 상징인 사과 모양을 본 떠 만든 등 도자기를 비롯해 의자, 테이블 등으로 활용 가능한 생활도자기, 인물 모양의 도자기 등 80여 점을 출품했다.

한편 정 작가는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철학의 핵심은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신선함을 주는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작업 방식을 찾으려 부단히 고민하고 연구한다는 그는 다음 전시에서는 자신의 그림을 이용해 쿠션, 모자, 옷 등 생활패션 작품을 만들어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문의 054)373-7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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