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서양화가 김윤종 초대전이 22일까지 갤러리전에서 열린다.
김 작가의 그림을 관통하는 주제는 하늘이다. 그래서 하늘이라는 매체는 김 작가의 확고한 작품 세계를 지칭하는 수식어가 됐다. 그가 하늘에 천착하는 배경에는 청정 자연 속에서 뛰어놀던 유년시절의 기억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물 좋고 산 좋은 고향에서 보낸 유년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화폭에 담기 위해 한때 풍경화를 그렸다. 하지만 현대화라는 이름 아래 제방이 쌓이고 콘크리트 다리가 놓이면서 순수했던 고향 산천은 원형을 잃어버렸다. 훼손되지 않은 원초적 자연에 대한 그리움은 김 작가를 하늘로 인도했다. 하늘은 인간이 손대지 못한 유일한 자연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하늘을 통해 김 작가가 표현하려는 것은 자연에 대한 경이와 신비다. 자연에 대한 경이와 신비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말해주는 키워드다. 자연(自然)이란 말을 풀어보면 스스로 그렇고 원래 그런 존재라는 뜻이다. 스스로 그렇고 원래 그런 자연은 인간의 인식 영역 밖에 있어서 인간의 입장과 태도로부터 초월해 있는 고귀한 존재다.
김 작가는 자연의 위대함과 웅장함을 표현하기 위해 의도적인 비틀기를 시도한다. 그의 작품은 구도상 하늘과 대지의 비율이 맞지 않다. 땅은 왜소하게 표현되어 있는 반면 하늘은 화면 가득 그려져 있다. 그림에서 땅이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 되지 않는 것은 비교를 통해 하늘이라는 존재감을 강조하기 위한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김 작가는 이처럼 땅과의 비교를 통해 하늘을 부각시킨다. 특히 하늘다움을 오롯이 드러내기 위해 올려다보는 시점으로 그림을 그린다. 올려다보는 것은 태도의 문제다. 작가는 자연을 신성한 존재로 경험하고 싶다면, 자연의 경이로움과 신비감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우러러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러러보는 듯한 시점은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과 신비감을 회복하기 위해 작가가 도입한 일종의 장치다.
게다가 그가 그린 하늘은 유난히 파랗다. 양떼처럼 몰려 있는 구름은 솜털처럼 뽀송뽀송하다. 작가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가득 머금고 있는 하늘이라는 존재를 통해 청정 자연이 주는 밝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다.
김 작가는 '하늘 보기'를 주제로 제안한다. 하늘을 보라는 그의 주문은 자연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고향을 되돌려주려는 기획이다. 흔히 자연을 고향에 비유한다. 이는 존재는 다름 아닌 자연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흙에서 왔고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도 이와 같은 맥락을 가진 말이다. 그러므로 자연을 상실했다는 말은 고향을 상실했다는 말과 같다. 여기서 말하는 고향은 지정학적 장소와 상관없는 저마다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상실감의 대상이며 사건을 지칭한다. 작가는 인식되고 개념화된 하늘이 아닌 하늘 자체를 보여주는 방법을 통해 현대인들이 상실한 고향을 되돌려준다. 시원함과 따스함이 공존하는 5월, 김 작가의 '하늘 보기'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하늘을 보며 잃어버린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영남대 미술대학을 졸업한 김 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정수미술대전'경상북도미술대전'전라남도미술대전 심사위원, 대구시미술대전 초대작가'성산미술대전 초대작가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을 비롯해 루미나리에갤러리, 코엑스 인도양홀, 동원화랑, 대백프라자 갤러리, 송아당화랑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2012 화랑미술제, 부산국제아트페어 특별전, 이인성 탄생 100주년 기념 대구미술의 조망전, GIGE 2012 중국국제 화랑 박람회, 대구'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교류전 , 한'중 당대 대화전 등에도 작품을 출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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