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조원 '소송 전쟁'…피소건수 5,393건, 삼성 피고금액 최고

입력 2014-05-08 09:36:12

국내 대기업들이 각종 소송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진행 중인 송사규모가 자그마치 10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해 국내 대기업 순이익의 20%에 달하는 금액이다.

8일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계열 상장사(189개)들이 공시한 소송사건을 조사한 결과 현재 계류된 주요 피소건수는 5천393건, 피소금액은 9조5천803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소 한 건당 소송가액은 평균 18억원이었으며 총 피소금액은 30대 그룹 계열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 50조5천억원의 19%나 되는 규모다.

피소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그룹이다. 삼성전자가 애플로부터 피소된 특허소송(2차 소송 배상금 1천232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삼성그룹의 송사는 2천323건에 피소액만 2조6천947억원에 달한다. 30대 그룹 전체에서 건수로는 43.5%, 금액으로는 28.1%의 비중이다.

삼성의 피소금액 대부분은 지난 2005년 삼성자동차 채권금융기관들이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물산 등 28개 계열사에 제기한 위약금 지급 청구소송이다. 채권단은 2011년 삼성생명 상장 지연과 관련한 위약금과 연체이자 등으로 2조2천300억원을 요구해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삼성 다음으론 포스코와 코오롱 그룹의 소송비용이 많았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12년 신일본제철로부터 1조원 대의 기술유출 소송을 당하는 등 총 피소금액이 1조3천880억원이었다. 코오롱그룹은 최근 미국 듀폰사가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해 한숨을 돌리게 됐다. 9천5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금액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현대 9천930억원(60건), 대림 5천500억원(139건), 대우건설 4천900억원(179건), 현대자동차 4천200억원(200건), 두산3천900억원(8건), 금호아시아나 2천190억원(91건), LS 2천160억원(36건)순으로 피소금액이 많았다.

조사대상 30개 그룹 가운데 절반인 15개 그룹이 1천억원 이상의 대규모 송사를 진행 중이다. 피소금액이 100억원 이하인 그룹은 미래에셋(3억7천만원), 동국제강(27억원), OCI(73억원), 현대백화점(88억원)그룹 뿐이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집단소송 등 실제 피소건수와 금액은 공시내용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하며 소송에 투입되는 인력과 비용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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