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전작권 재연기 공감…오바마 "위안부 인권침해"

입력 2014-04-26 10:15:06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6일 오전 함께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 대북 대비 태세 등을 둘러보고 한미공조를 과시하면서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양국 정상이 한미연합사를 함께 방문한 것은 1978년 한미연합사 창설 이래 처음이다.

이에 앞서 25일 낮 한국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시기를 재검토하기로 합의했다. 또 북한의 4차 핵실험 등 추가적인 도발 가능성에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양국 정상은 회담을 마친 후 발표한 공동성명서를 통해 "최근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 등으로 역내 안보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며 전작권 전환 시기 재검토에 합의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기와 조건은 양국 국방당국 간 협상에 넘겼다. 이는 한반도 주변의 안보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전작권 전환시기를 재연기하자는 우리 측의 요구를 미국이 수용한 결과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새로운 형태의 도발은 새로운 강도의 국제적 압박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히면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누구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 상황이 되면 6자회담도 필요 없어진다. 중국이 북한에 이런 것이 용납되지 않도록 강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이 중국의 안보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에 중국이 조금씩 눈을 뜨는 것 같다"며 "앞으로 계속해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북한을 더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한미 FTA와 관련해서는 '협정의 완전한 이행' 노력을 다짐했으며,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한국 참여에 대해 긴밀히 협의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한 일본의 위안부 문제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위안부에 행해진 것은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로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실히 알려져야 한다"며 "아베 총리와 일본 국민도 과거에 대해 솔직하고 공정하게 임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할 것이다. 약속한 부분에 대해 진정성 있는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으로 30초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애도의 표시로 사고 당일 미국 백악관에 게양된 성조기와 백악관 뜰에 심어진 목련 묘목을 우리 측에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개최하는 한미경제인 조찬간담회와 한미연합사 방문 등의 일정을 마치고 이날 낮 한국을 떠나 다음 순방국인 말레이시아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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