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여객선 안전 관리…검사 보름만에 또 문제

입력 2014-04-24 10:55:57

받으나마나한 안전 점검

여객선 안전점검은 해운조합에서 상시적으로 조사한 뒤 이를 관할 해경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해경은 매년 한 차례씩 해양청 및 해운조합 한국선급 등과 함께 합동단속반을 꾸려 안전점검 보고 내용과 실제 현장상황이 같은지 점검하며, 이 밖에도 불시에 특별점검을 실시할 때도 있다. 지난해 포항해양경찰서는 한 차례 합동점검 외에 5차례 불시 특별점검을 펼쳤다.

이처럼 점검 기준이 엄격하다고 해서 항상 안전상태가 양호한 것은 아니다. 포항해경은 지난해 3월 13일 포항~울릉 썬플라워호에 대한 특별점검을 펼쳐 AIS장비(선박자동식별장치) 사용 숙달 등 선원 항해기기 교육 미흡, 구명뗏목 비상탈출구 수밀(침몰 시 외부에서 유입되는 물을 막아주는 것) 불량 등 4개의 지적사항을 발견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이것 역시 1종 중간검사를 받은 지 보름도 안 돼 나온 지적사항으로 현행 안전검사의 문제점을 드러낸 사례이다.

이달 18일 울진 후포항에서는 울릉으로 출항하는 씨플라워2호의 승객 수가 당초 신고된 359명보다 13명 적은 346명으로 집계돼 포항해경에 의해 급히 현장 재조사가 이뤄졌다. 그 결과 환불 가능 시간을 넘긴 뒤 갑작스레 승선을 취소한 승객들의 선표가 그대로 전산집계에 나타나면서 발생한 해프닝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날은 세월호 참사 이후 포항해경서장이 직접 후포여객선터미널 점검에 나선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평상시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는 것이 해운업계 시각이다. 그만큼 허술하게 승객 관리가 이뤄짐을 알려주는 단적인 사례다.

한 해운 관계자는 "솔직히 최근 묵호~울릉 여객선 썬플라워2호가 엔진 결함을 무시하고 운항한 것처럼 평소에도 크고 작은 사고들이 끊이지 않는다"며 "해운업계와 관련 기관들이 '좋은 게 좋다' 식으로 쉬쉬하며 덮어주는 탓에 그대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김대호 기자 김도훈 기자 신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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