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도시마다 국악공연장…왜 대구에만 없나?

입력 2014-04-10 15:42:52

지역 국악인, 건립 촉구 서명 대구시 제출

부산 연지동에 자리 잡은 부산국립국악원 전경(아래)과 대공연장 내부.
부산 연지동에 자리 잡은 부산국립국악원 전경(아래)과 대공연장 내부.

지역 음악계에서 국악이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는 국악인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역 공연장이 오페라와 클래식 등 서양 음악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국악이 설 곳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대구의 전문 국악인들로 구성된 '대구국악포럼'에서는 지난해 9월 창립총회 토론회에서 '대구국악전용공연장 건립'을 주요 안건으로 채택하고 서명운동을 전개해 398명의 서명을 받아 대구시에 제출했다.

현재 지역에는 경북대와 영남대, 대구예술대에 국악학과가 있어서 많은 전문 국악인들이 양성되고 있으며, 180여 개의 국악 연주단체가 활동 중이다. 그러나 전국 대부분 주요도시에 국악전용공연장이 마련돼 있는 것과 비교해 대구에서는 국악을 제대로 선보일 수 있는 공연장이 전무한 실정이다. 서울에는 국립국악원과 남산국악당이 있으며, 부산에는 국립국악원 공연장, 인천에는 국악회관 국악공연장, 광주문화예술회관 국악당, 전주 한옥마을 내 학인당 등이 마련돼 있으며, 대전에는 현재 올해 완공을 목표로 국악전용공연장을 건립 중이다.

배해근 대구국악포럼 회장은 "대구지역에는 국악공연장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전통문화가 서양음악에 밀려 소외 되고 있으며 대구를 찾는 외국인들과 관광객들에게 우리 음악을 소개할 수가 없는 현실"이라며 "상설적인 국악 공연을 할 수 있는 공연장과 국악박물관 건립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콘서트 전용홀'인 대구시민회관이 서양음악 일변도로 운영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국악인들의 불만이 높다. 대구시민회관은 지난해 11월 29일부터 2개월간 계속된 아시아오케스트라페스티벌 36개 공연을 모두 서양음악만으로 채웠으며, 올해 기획공연 역시 모두 서양 클래식 음악만으로 구성했다. 이에 대해 배선주 시민회관장은 "시민회관을 운영하는 데 있어 서양음악만 해야 한다는 제한 규정은 없다"며 "얼마 전 대구시립국악단의 그랜드홀 대관 요청을 허용했지만 주최 측의 사정으로 취소된 사례도 있고, 챔버홀 역시 국악 공연 대관 신청을 승인하는 등 얼마든지 이용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역에 공연장이 이미 수요를 초과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또다시 새로운 공연장을 신설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대 의견도 있다. 현재 대구에는 1천 석 규모 이상의 대형 공연장이 계명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수성아트피아, 대구문예회관 팔공홀, 대구시민회관, 경북대 대강당,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아양아트센터, 대구학생문화센터 등 9곳에 달한다. 홍성주 대구시 문화예술과장은 "장기적으로는 국악당 설립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또 다른 공연장을 짓는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현재 운영 중인 수많은 공연장의 용도를 조정해 좀 더 국악인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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