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억 들여 둑 높인 청송 구천저수지에 구멍
경상북도 내 저수지에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져 지반이 약화된데다 최근 강수량도 크게 늘어 저수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안전행정부는 4월 1일 경북도 등 지자체 관계자는 물론 농식품부'소방방재청'농어촌공사 등이 참여하는 긴급 안전정책조정 실무회의를 열어 저수지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29일 청송군 부남면 화장리 청송오토캠핑장 인근 구천저수지 둑 일부가 내려앉았다. 이날 오후 2시쯤 구천저수지 둑 산책로를 걷던 한 주민이 가로 3m, 폭 3m, 깊이 1m 크기로 둑 상층부가 내려앉은 것을 보고 청송119안전센터 등에 신고했다.
농어촌공사가 만든 180m 길이의 산책로에서 불과 50㎝ 정도 떨어진 곳에서 붕괴가 발생, 인명 피해 우려도 있었다. 다행히 이날 좋지 않은 날씨로 인해 산책로 이용객은 거의 없었다. 당시 저수지는 만수위에 가까운 330만t(만수위 345t)의 물을 담고 있었는데 다행히 유실된 둑 부분에서 물이 새어나오는 양이 많지 않아 큰 피해는 없었다.
사고 직후 청송군과 한국농어촌공사 등은 인력 100여 명과 중장비를 동원해 복구에 나섰고, 6시간 만인 오후 8시 5분쯤 복구를 끝냈다. 군은 저수지 하류에 있는 부남면 일대 주민들에게 경고방송을 하는 한편, 둑 붕괴를 막기 위해 초당 12t의 물을 방류했다. 농어촌공사 측은 2, 3일 방류를 계속해 수위를 지금보다 17~18m 정도 낮춘 뒤 정밀 안전점검을 할 계획이다.
이곳은 지난 2010년 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80억원을 들여 둑 높이를 기존 16.7m에서 25.7m로 높인 뒤 담수량을 78만t에서 345만t까지 늘리는 공사를 했다.
토목 전문가들은 지난달 내린 눈이 녹으면서 자연다짐이 이뤄지지 않은 상부 흙이 유실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자연다짐을 한 흙이 완전히 다져지는데 3, 4년 정도 걸리는데, 많은 비나 눈이 내리면 유실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송군 관계자는 "농어촌공사와 협의해 안전점검을 할 예정이며 당분간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산책로를 폐쇄하겠다"며 "중심 점토층은 잘 다져진 것으로 확인돼 부실공사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30일 오후 1시쯤에는 군위군 산성면 화본저수지(저수량 15만5천t)에서 저수지 물이 새어나와 인근 복숭아 과수원과 양파'마늘밭 5천㎡가 침수됐다. 그러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농어촌공사와 군위군은 일단 저수지 수위를 조절하는 사통(저수지 둑 경사면에 개'폐구를 설치해 수위를 조절하는 구조물)과 통관(사통에서 나온 물을 농경지로 흘려보내는 관로) 접합 부분에서 물이 샌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누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군위군 산성면 주민들에 따르면 화본저수지는 5년 전에도 사통 부분을 보수한 적이 있다.
사고가 나자 농어촌공사'군위군 등은 70m에 이르는 침수방지 배수로를 설치, 물을 빼내는 등 긴급 복구작업을 벌였다. 붕괴위험은 없다고 관계기관은 설명했다. 군위군 등은 수위를 만수위의 60%까지 낮춘 뒤 보강공사 등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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