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은 또 하나의 세계…스쿠버 장비 이용 해산물 채취 불법
스쿠버다이빙을 하면 많은 해산물을 접하게 된다. 자연스레 잡거나 채취해서 먹고 싶어진다. 그러나 스쿠버 장비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거나 해산물을 채취해서는 안 된다. 위반하면 수산업법 위반으로 경찰서에 잡혀간다. 바닷속을 구경하고 감상만 해야 한다. 물론 사진은 찍을 수 있다.
먹고 싶으면 사서 먹으면 된다. 각종 해산물 가운데 필자는 '성게'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스쿠버다이빙의 창시자이자 발명자인 꾸스또는 '바다에서 다이버에게 가장 위험한 해양생물은 성게'라고 말했지만 우리나라 근해의 성게는 가시에 독성이 없다. 살에 박히면 잘 부러져 피부 안에 남아 있는데 며칠 지나면 녹아서 없어지거나 밖으로 나온다. 해녀들 사이에서는 어린아이의 오줌이 성게 가시를 녹여 빨리 낫게 해준다는 민간처방이 전해내려와 오줌을 바르기도 한다.
우리나라 근해에는 두 가지 종류의 성게가 있다. 침이 긴 검은색 보라성게와 밤송이처럼 침이 짧은 회색 말똥성게가 있다. 말똥성게를 경상도 사투리로 '앙장구'라 하고 제주방언으로는 '솜'이라고도 한다. 필자가 처음 성게를 먹어본 것은 일곱 살 때였다. 강원도에서 어머니가 잡아온 보라성게에 보들보들한 보리미역(장마철 민물 유입으로 해수 수온이 낮아져 일시적으로 자라는 미역. 보리수확 철에 생산되는 미역이라 붙여진 이름인 듯)을 쌈으로 싸먹었다. 그 맛을 무엇으로 표현하랴. 정말 맛있었다. 보리미역이 없으면 생미역에 보라성게나 말똥성게를 싸서 꼭 드셔 보시기 바란다.
필자의 집에서 또 하나의 인기 있는 요리는 말똥성게를 쪄서 밥과 간장을 곁들여 먹는 것이다. 그 맛을 아는 분이라면 아마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것이다. 그 맛에 비해 해녀들이 잡아온 성게는 그리 비싸지 않다. 사실 우리가 성게 알이라고 부르는 것은 알이 아니고 성게의 생식선이다.
맛있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군소'라고 불리는 해양생물이다. 다른 말로는 갯민숭달팽이라고도 불린다. 바다에 사는 껍질이 없는 달팽이다. 그 녀석도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흔히 참군소라 불리는 검은색과 개군소라 불리는 옅은 색이 있다. 참군소에 비해 개군소는 특이한 냄새가 난다. 그 특이한 향과 부드러운 육질 때문에 어떤 식도락가들은 개군소가 더 맛나다고 한다. 군소는 자체에 독이 있어 생으로 먹으면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익히면 독이 사라지는 생물독소라 익혀서 먹으면 안전하다. 살아 있을 때는 축구공만 하던 군소가 익히면 어른주먹만 하게 작아진다. 개군소가 특이한 맛과 향이 나는 것처럼 참군소도 군소 이외에서는 잘 느낄 수 없는 특이한 향과 식감을 가지고 있다. 고둥도, 전복도 아닌 스펀지나 고무 같은 특이한 식감에 군소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맛과 향이 있다. 술안주든 반찬이든 새로운 맛이 난다. 해삼도 색깔에 따라 뻘해삼, 홍삼, 흑삼 등이 있는데 맛과 향, 육질이 다르다. 말이나 글로 설명할 수가 없으니 꼭 한 번 드셔 보시기 바란다.
최근 또 하나의 약속이란 영화에서 '멍게는 어릴 때 동물이었다가 자라서는 식물이 된다'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약간 틀린 말인 듯하다. 멍게가 고착해 유기물을 걸러 살기는 하나 광합성을 하는 것은 아니라 식물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거니와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물고기를 잡거나 성게, 멍게 등을 채취하면 절대 안 된다. 경찰에 잡혀갈 각오를 하면 몰라도.
고경영(스쿠버숍 '보온씨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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