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억원 세금 포탈 고물상 노역 알려져 논란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하루 5억원짜리 '황제노역'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센 가운데 대구에서도 '일당 2천만원짜리 노역 판결'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대구지법과 대구지검에 따르면 대구에서 고물상을 하던 A(33) 씨와 B(42) 씨, C(48) 씨는 무자료로 비철금속을 매입하거나 허위 세금 계산서를 발행해 부가가치세 57억여원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구지법 서부지원은 2012년 2월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60억원', B씨에게 '징역 4년에 벌금 60억원', C씨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60억원'을 각각 선고했다. 또 "벌금 대신 노역을 하면 일일 2천만원으로 환산한다"고 판결했다.
이어 대구고법은 같은 해 9월 이들이 낸 항소를 기각했다. A씨와 B씨는 상고를 포기했으며, 대법원은 같은 해 12월 C씨의 상고를 기각해 형이 확정됐다.
현재 B씨는 실형을 받아 복역하고 있으며, A씨와 C씨는 형이 확정된 뒤 벌금을 내지 않고 도주했다. 검찰은 지난해 4월 통신기기 위치 추적 등으로 C씨를 붙잡아 노역장으로 보냈으며, C씨는 노역을 한 뒤 지난 2월 1일 풀려났다. A씨도 지난해 12월 검찰에 붙잡혀 현재 노역장에서 노역을 하고 있다.
A씨와 C씨가 구치소에서 일하고 인정받은 하루 일당은 무려 2천만원이다. 최근 10년 사이 대구지검이 붙잡은 벌금 미납자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이들의 환형유치금액(노역 일당) 2천만원은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5억원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일반인의 환형유치금액 평균 5만원에 비해 400배 많은 것이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형법은 노역장 유치기간을 최대 3년으로 정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의 한 변호사는 "하루 노역 일당 2천만원은 일반인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평등원칙에 맞지 않다"면서 "환형유치금액에 적당한 상한선을 두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지법 이종길 공보판사는 "재판부는 판결 당시 전국의 조세관련 판결을 검색한 결과 노역기간이 300일 정도여서 노역 일당 2천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지검은 26일 별도의 형 집행정지 심의위원회를 소집하지 않고 곧바로 허 전 회장의 노역장 유치 집행을 정지했다. 벌금 대신 유치장 노역을 하는 '환형유치'와 관련해 형집행정지 사유가 된다고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 전 회장은 이날 오후 광주교도소 노역장에서 풀려났으며, 검찰은 벌금 집행에 착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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