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 비핵화 시금석 돼야 할 핵안보정상회의

입력 2014-03-24 11:06:23

박근혜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네덜란드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세계의 시범 사업으로 만들어가자는 구상을 내놨다. 한반도 비핵화를 전 세계가 참여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 발전을 돕겠다는 메시지를 모든 나라들이 나서 전달하자고 했다. 북핵 문제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의 공조를 촉구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북핵은 남북뿐만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큰 위협 요인이다. 북한 태도로 볼 때 핵 물질을 다른 국가에 이전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이전된 핵 물질은 테러에 사용될 수도 있다. 북한의 핵 보유가 인근 국가들에 핵무장 경쟁을 야기할 수도 있다.

영변에는 많은 핵 시설이 들어서 있어 심각한 사고가 발생한다면 체르노빌 이상의 걷잡을 수 없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북은 오히려 핵무장 의지를 더욱 다지고 있다. 핵과 경제 발전 병진 노선을 채택해 영변 핵 시설을 재가동, 핵 물질을 생산하고 있다. 언제 4차 핵실험을 강행할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북이 핵을 고집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국제사회 공조에 빈틈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북 비핵화 요구에 제동을 걸기 일쑤였다. 게다가 이란은 핵 프로그램에 공조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반전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북한에 핵은 안 된다는 점을 거듭 밝히고 있다.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헤이그에서도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북핵 불용'을 재확인했다.

핵무기 없는 세상은 북한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헤이그 3차 핵안보정상회의는 국제사회에 이 믿음을 심어줄 절호의 기회다. 국제사회가 한 치도 빈틈없이 공조에 나선다면 북한도 변할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의 공조를 끌어내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이 대한민국의 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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