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출마를 저울질하던 새누리당 서상기 국회의원(대구 북을'국회 정보위원장)이 14일 깜짝 출마 선언을 했다. 사실상 세 번째 도전이다.
서 의원의 대구시장 도전사는 2006년 선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에 입성한 서 의원은 2006년 처음 대구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내세운 비전은 '과학기술도시를 향한 디지털 대구'였다.
2006년 대구시장 후보 경선은 서 의원에게 첫 번째 실패를 안겼다. 비례대표로 조직 기반이 약한데다, 지역을 오랫동안 떠나있었던 점 등에서 지지 당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서 의원은 김범일 현 대구시장과 신주식 전 CJ그룹 부사장과 맞붙은 당시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친 전체 유효투표수 1천609표 가운데 25.7%인 413표를 얻어, 57.7%(928표)를 득표한 김범일 당시 대구시 정무부시장에게 참패했다.
서 의원의 '오락가락 행보'는 2010년 선거부터 시작됐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한 서 의원은 2010년 당시 한나라당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키로 하고 지역 의원들에게 지지를 부탁하는 등 출마에 시동을 걸었다. 재선에 도전하는 친이(친이명박)계 김범일 시장과 친박(친박근혜)계 서 의원의 대결 구도로 대구시장 선거는 한껏 달아올랐다. 대구시당위원장을 맡은 서 의원이 출마 의지를 보이면서 친박계 인사들의 교통정리도 진행됐다.
여타 출마 희망자들은 양자 대결 구도로 전개될 조짐을 보이자 출마를 접어야 했다. 서 의원의 출마설이 다른 후보의 출마를 가로막는 사실상 '바리케이드' 역할을 한 셈이었다. 그러던 그가 출마 선언을 예고한 지 이틀 만에 방향을 틀었다. 꾸준히 출마설을 흘리면서도 공식화하지 않다가 선거를 80여 일 앞두고 돌연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이다. 계파갈등을 부담스러워한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분명하지 않은데다 지지율마저 답보상태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는 관측이다. 서 의원의 불출마로 대항마가 사라진 대구시장 선거는 김 시장의 독주로 이어졌다. 일각에선 "서 의원이 김 시장 재선의 일등공신"이었다는 말도 나왔다.
새누리당 공천 마감(15일)을 하루 앞두고 내놓은 대구시장 출마 선언은 서 의원의 '세 번째 도전'에 해당한다. 그동안 서 의원은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의 요청이 있으면 하겠다"며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본지를 비롯한 일부 언론과 동료 의원들에게는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해, 서 의원이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해석이 분분했다. 이날 대구시장 선거 3수에 나선 서 의원의 출마가 '고심 끝 결단'이 될지, '장고 끝 악수'가 될지 한 달여 뒤에 결론이 날 전망이다.
이지현 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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