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도시철도 노선 중복 승강장과 거리 멀어 불편
대구도시철도와 시내버스의 환승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철도 1'2호선 전체 59개 역의 버스 환승 비율(도시철도 전체 이용객÷환승객)이 20%대 수준에 그쳐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해 도심 내 차량정체와 매연 등 유해환경요소를 줄이겠다는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
◆환승률 20% 못 미치는 곳만 40개 역
본지가 대구도시철도공사로부터 입수한 최근 3년간 승객수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에 도시철도와 시내버스의 환승률은 2011, 2012년 각각 22%, 지난해 21%에 그쳤다. 지난해 1년 동안엔 도시철도를 이용한 승객이 1억3천386만 명이었으나 이 중 2천821만 명만이 버스에서 도시철도로, 또 도시철도에서 버스로 갈아탔다.
전체 59개 역 중 40개 역은 평균 환승률 이하였다. 이는 상당수 역이 시내버스와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달서구 월배역은 환승률이 2%에 머물렀고, 월촌역도 3%에 그쳤다. 이런 역은 연계된 시내버스 노선이 부족하고, 인근 역과 버스노선이 겹쳐 시민들이 환승을 꺼리는 대표적인 '지나치는 역'이 됐다.
두 역과 연계된 버스노선은 간선과 지선, 농어촌버스를 다 합쳐도 10개 안팎이다.
동구 각산역(2%, 이하 환승률)과 신기역(4%), 달서구 죽전역(4%) 등도 도시철도와 버스 노선이 겹치는 길목에 있어 환승객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도심 외곽 역도 낮은 환승률을 보였다. 2호선 서쪽 끝의 문양역(4%)과 다사역(1%), 대실역(6%), 강창역(4%)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도시철도 역과 버스승강장이 많이 떨어져 환승률이 낮은 곳도 있다. 동촌역(3%) 경우, 큰 도로에 있는 승강장과 200m나 떨어져 있어 환승객의 발길이 끊기다 시피했다.
◆환승률 높은 곳 들여다보니
환승률은 시내버스 노선 수와 도로 사정과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환승률이 높은 상위 10개 역 중 6곳은 간선과 지선, 순환과 급행, 농어촌 노선 등이 사방에서 뻗어 있다는 공통점을 드러냈다.
전체 역 중 환승률이 두 번째로 높은 아양교역(67%)은 9개의 간선과 5개의 지선, 1개의 급행, 1개의 일반버스 등 16개 버스노선과 연결돼 있고, 특히 팔공산으로 가는 노선이 있어 시민들이 선호하는 역으로 꼽혔다.
만촌역(52%)도 도시철도에서 내리면 이용할 수 있는 버스노선이 22개나 돼 활발하게 환승이 이뤄졌다. 여기서는 동쪽으로 시지와 경산, 서쪽으로 시내 도심권, 북쪽으로 동대구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남쪽으로 황금동과 범물동 등으로 향하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상인역(42%)과 명덕역(40%), 감삼역(40%) 등도 '사통팔달 형' 버스노선이 있어 높은 환승률을 보였다.
'종점역 형'의 환승률도 높게 나타났다. 이용자가 많지만 도시철도가 끝나 어쩔 수 없이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 역의 유형이 이에 해당한다. 1호선의 양쪽 마지막 역인 안심역(83%)은 경산 하양과 진량으로 가는 시민과 대학생들을 연결해주고, 대곡역(49%)은 달성군 화원읍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향하는 버스가 환승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조사됐다.
◆수요 맞춘 노선조정이 해답
환승률을 높일 방법은 없을까? 해답은 대공원역과 연호역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 두 역은 최근 3년간 환승률이 두 자리 수 이상 높아진 곳이다. 비결은 버스노선 조정.
대공원역의 환승률은 2011년 24%에 머물렀다. 하지만 같은 해 8월 18일 939번이 직진해 시지로 향하던 노선을 우회전해 대구스타디움~옥산1지구~사동2지구로 돌리면서 이듬해 45%로 높아졌다. 또 609번이 2012년 10월 20일부터 도시철도 노선과 중복된 구간을 줄이며 대구스타디움과 시지 쪽으로 우회하면서 대공원역의 환승률은 지난해 60%까지 치솟았다.
연호역도 2012년 2월 18일부터 604번 버스의 종점이 수성구 사월동에서 동구 동호동으로 바뀌면서 많은 환승객을 끌어들였다. 애초에는 도시철도와 겹치는 구간이 많았으나 종점을 이전하면서 금호강을 가로질러 동구와 수성구를 이어 2011년 3%에 그쳤던 환승률이 지난해 36%까지 뛰었다.
박용진 계명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는 시내버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도시철도와 버스 간 연계가 잘 돼 어디로든 갈 수 있다면 승용차 이용이 줄어들 것이다"며 "버스 노선을 추가해 달라는 서구 주민의 요구처럼 수요에 맞춘 환승 체계를 짜고 급행버스 확충과 환승하기 좋은 승강장 위치 조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대구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도시철도 노선과 버스 노선이 겹치는 곳의 환승률이 떨어지는 만큼 올해 말 도시철도 3호선 개통 때는 중복노선을 줄이고 순환버스를 신설하는 등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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