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24일 당헌당규 개정은 6'4 지방선거 후보 공천부터 '상향식' 공천을 명문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제한적인 전략공천을 병행키로 하는 등 예외 규정을 곳곳에 삽입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기초 경선 방식 5대 5로
개정안에 따르면 시도지사 후보자 추천을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심사와 국민참여선거인단 등 상향식 추천 방식으로 선정하기로 했다.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의 경우 기존에는 시도당 공천위원회의 심사가 가장 중요했지만 개정안은 심사와 국민참여선거인단 등 상향식 추천 방식을 거치도록 명문화했다. 고질적으로 문제가 됐던 당협위원장의 사천 논란 또는 과도한 개입을 최소화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더욱이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 현역 국회의원 또는 원외 당원협의회 위원장이 3분의 1을 초과해 참여할 수 없게 했다. 이에 따라 출마자들은 과거보다 국회의원에 대한 줄 서기가 줄어들고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선거운동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개정안은 경선 방식도 규정했다. 시도지사 후보자 경선은 현행대로 2(대의원):3(당원):3(국민):2(여론조사)로 치르기로 했고,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은 5(당원):5(국민) 방식으로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국민선거인단 수에서는 시도지사 후보자 경선은 관내 유권자 수의 0.1% 이상으로 했고, 기초단체장은 관내 유권자 수의 0.5% 이상 또는 1천 명 이상, 지방의원은 관내 유권자 수의 0.5% 이상 또는 300명 이상으로 구체화했다. 논란이 됐던 전략공천도 제한적이지만 남겨뒀다.
◆곳곳 예외 규정, 국회의원 입김 여전
하지만 상향식 공천을 명문화하고 국회의원의 입김을 최소화했지만 곳곳에 예외 규정을 둬 실제 공천이 얼마나 공정하게 이뤄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특히 제한적이지만 전략공천을 명문화한 것도 악용의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당헌은 '전략지역'을 '우선추천지역'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여성'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에 대한 추천이 필요한 지역과 여론조사 결과 등을 참작해 추천 신청자들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한 지역에 한해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 가능하도록 했다. 실제 중앙당과 지역 일각에서 이 규정을 들어 대구시장 선거에도 여전히 '전략공천' 불씨가 살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출마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상향식 공천 방식이다. 당헌당규에는 국민참여선거인단으로 당원과 국민이 절반씩 참여하는 경선을 치르도록 했지만, 국민에 한해서는 일부 또는 전부는 여론조사로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지역 사정에 따라 경선 자체를 여론조사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당원에 대한 국회의원의 입김이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국회의원이 지지율이 낮은 특정인을 지원할 때는 당원과 국민이 절반씩 참여하는 경선을 치르고, 지지율이 높은 특정인을 지원할 경우에는 경선 대신 여론조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국회의원의 입김이 줄어들지만 실제로는 예외 규정을 두면서 국회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당원 참여 경선 또는 여론조사 경선을 자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공천 국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뒀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개정안도 여전히 지방선거 공천에서 국회의원의 영향력을 유지시켰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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