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萬事)라고 한다. 사람을 잘 쓰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의미로, 시대가 변해도 바뀌지 않는 교훈이다. 반대로 사람을 잘못 쓰면 망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인사가 망사(亡事)가 될 수도 있다.
공직 사회에서 인사는 소속원들의 초미의 관심 사항이고 조직의 흥망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이런 측면에서 인사 기준에 의해 조직을 이끌지 못하고 있는 임광원 울진군수의 인사 스타일은 '망사'에 가깝다.
울진군청 A, B서기관은 지금까지 군 인사 관행으로 보면 정년퇴직 1년 전인 올 1월 공로연수에 들어가야 하지만, 50여 일이 흐른 26일 현재까지 군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두 사람의 공로연수로 연쇄 승진을 기대했던 간부'직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대다수 직원들까지 인사 시스템이 무너진 데 대해 불만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후배들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은 '유임 이유'와 공로연수 시행 여부조차 모른 채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가시방석'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빚어진 것은 인사권자인 임광원 울진군수의 인사 독단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두 사람의 공로연수 문제가 대두되자 임 군수는 당시 부군수와 총무과장에게 "계속 근무하면 좋겠다"는 지시를 내렸다. 임 군수는 종전의 '퇴직 1년 전 공로연수'라는 인사 방침을 깬 것은 물론이고, 두 사람이 언제까지 정상 근무를 할지, 앞으로 공로연수를 시행할지 여부에 대해 아무런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당사자인 B서기관은 "총무과에서 공로연수 신청을 받지 않아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출근하고 있다"며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다. 임 군수는 커피타임 때 부군수와 총무과장에게만 두 사람의 계속 근무를 얘기할 게 아니라 직원 조회 때 떳떳하고 당당하게 인사 방침을 밝혔어야 하는데도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오는 6월 군수선거와 관련해 임 군수의 선거 전략으로 두 사람을 정상 근무시키고 있다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는 점이다, A서기관은 사무관 신분이면서도 2010년 군수선거 때 당시 무소속이던 임 후보와 맞대결을 벌인 여당 후보를 전폭 지원해 임 군수 취임 후 '특별감사→징계 조치' 등을 당하며 3년여 동안 한직만 맴돌았던 전력이 있다.
그러나 군수 선거를 앞둔 임 군수는 지난해 A씨를 느닷없이 서기관으로 승진시켜 요직을 맡겼다. 이후 A서기관은 "실세 간부가 아닌데다 퇴직이 코앞이라 그런지 사무관과 담당(6급)들에게 도무지 영이 서질 않고 무시당하기 일쑤"라고 하소연할 정도로 공로연수를 희망했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A서기관이 올 1월 공로연수에 들어가면 다른 군수 후보를 도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임 군수가 승진을 시켜줬고 공로연수 역시 막았으며, 형평성 문제로 인해 B서기관도 자리를 보전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때문에 임 군수와 일전을 벼르고 있는 다른 출마 예정자들은 "임 군수의 독선과 오만 인사를 심판하겠다"고 주장할 정도다. 임 군수가 인사 문제와 관련해 언제까지 침묵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울진'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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