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전자산업 아시아허브 '영천'] ⑦선진국 항공산업 클러스터

입력 2014-02-21 07:21:04

정부 지원 날개 단 미국·캐나다 항공산업 '고공비행'

항공산업은 대규모 투자자금과 첨단기술이 필요한 고위험 산업이지만 선진국에서는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 형태는 클러스터 조성, 연구개발(R&D) 지원, 시장 창출, 수출마케팅 지원, 세제 지원 등 다양하다.

선진국의 항공산업 클러스터에는 세계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핵심 선도기업이 있다.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협력기업과 연구'교육기관이 모여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며 시너지 효과를 낸다. 경상북도와 영천시는 핵심 선도기업인 미국 보잉사를 중심으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국책사업으로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보잉사는 4월쯤 영천시 녹전동에 항공전자 유지'보수'정비(MRO)센터 건립에 착공할 예정이다.

◆미국 항공우주 분야의 매출 2012년 2천220억달러

미국의 항공우주 분야 매출액은 2012년 2천220억달러(235조3천억원)로 세계 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다. 민항기와 군용기 제조 부문에서 1천21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부문별 매출은 민항기 621억달러, 군용기 597억달러, 우주 464억달러, 관련 제품 및 서비스(MRO) 313억달러, 미사일 224억달러 순이다. 민항기와 우주, MRO 분야의 매출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군용기와 미사일 분야의 성장세는 미약한 편이다.

항공우주 분야의 수출은 2012년 993억달러로 2011년 853억달러보다 140억달러나 늘어났다. 민수 부문의 수출액이 2012년 868억달러로 군수 부문 125억달러보다 훨씬 더 많은 편이다. 미국항공우주산업협회(AIA)는 2013년 수출액을 1천119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은 2012년 항공우주 분야에서 657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2013년에는 흑자 규모가 73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 분야의 근로자 수는 2012년 63만1천 명으로 2002년 61만8천 명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주 시애틀 항공산업 클러스터

미국 워싱턴주에는 1916년 보잉사의 창업자인 윌리엄 보잉이 공장을 설립한 이래 시애틀을 중심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기 제조 및 수출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워싱턴주의 항공우주 분야 기업 수, 매출액 및 수출, 근로자 수 등은 미국 내 최대 규모다.

핵심 선도기업인 보잉사를 중심으로 항공우주 분야의 기업 650여 개가 워싱턴주에 위치하고 있으며 민항기 제조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항공기 기체, 항공전자부품, R&D, 복합재, 내장재 분야의 전문 중소기업들이 하위 부문을 형성하고 있다. 입주 중소기업 상당수가 보잉사의 협력업체이면서 에어버스사에도 부품을 납품해 국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B787 항공기의 개발과 함께 복합소재 기업인 헥셀(Hexcel), 콤포지트솔루션(Composite Solutions), 토레이(Toray), 트라이엄프(Triumph) 등이 급성장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 람보르기니, 독일 복합소재 업체 SGL, 독일 자동차 업체 BMW 등이 클러스터 내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항공우주 분야와 워싱턴주의 주력 산업인 소프트웨어, 정보통신, 생명과학, 환경공학 분야의 협력을 통해 복합재 및 첨단소재 개발에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워싱턴주의 항공우주 분야 매출액은 2010년 354억달러로 미국 전체의 16.8%를 차지했다. 매출액 중 수출 규모가 265억달러나 되는 수출지향형 클러스터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주의 항공우주 분야 근로자는 2010년 8만3천700명으로 미국 내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보잉사의 생산 및 연구개발 인력이 7만2천300명으로 86%나 됐다.

워싱턴주에는 워싱턴대학, 워싱턴주립대학, 센트럴워싱턴대학 등 항공우주 분야의 고등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대학 및 연구기관이 위치하고 있다. 대학들은 우수한 인력을 배출할 뿐만 아니라 연구지원센터를 통해 항공우주 분야의 연구개발과 관련 산'학'연 협력체로 활용된다.

또 워싱턴주 내 전문대학들은 산'학 파트너십을 형성해 항공우주 기업을 위한 '현장형'도제형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전문대학들은 항공 관련 생산기술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을 맡아 클러스터 내 항공 분야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 및 비용 절감에 한몫하고 있다.

워싱턴주는 항공우주 기업의 클러스터 내 유치 및 기존 기업의 경영 개선을 위해 사업세 인하, 세액 공제, 직무교육 프로그램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직접적인 지원 정책은 항공우주 기업들의 경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클러스터 내에 입주해 다양한 혜택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워싱턴주는 항공산업 클러스터 내 에너지 요금을 미국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주에는 항공산업 지원, 인력 교육, 정보 교류 등을 위한 자문기구와 항공협회가 구성돼 활동하고 있다. '워싱턴주항공우주위원회'(WSAC)는 산'학'연'관 위원 15명으로 구성돼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자문, 협력체계 조율, 경영개선 방안 제시 등을 담당한다.

'항공우주미래연합'(AFA)은 항공 관련 민간기업에서 참여해 항공인력 교육을 지원한다.

항공협회의 경우 워싱턴주 북서부 지역 업체들의 모임인 '태평양북서항공우주연합'(PNAA)과 동부지역 항공기업들의 단체인 '내륙북서항공우주협회'(INWAC)가 회원사 간의 교류 확대를 위해 각각 활동하고 있다.

◆캐나다 항공기, 엔진, 부품 등 수출 활발

캐나다 항공우주산업의 매출액은 2012년 228억달러로 제조 부문에서 세계 5위를 기록했다.

항공우주 기업과 협력업체를 포함해 700여 곳에서 근로자 17만 명이 일하고 있다. 기업 700곳을 규모별로 보면 근로자 99명 이하 85%, 100명∼499명 11%, 500명 이상 4% 순이다. 항공우주산업 근로자 17만 명 중 70%가 항공기와 부품의 제조 부문에서 활동하고 30%는 유지'보수'정비(MRO) 서비스를 제공한다.

캐나다 항공우주산업은 수출 및 민수 중심의 구조로 고도화돼 있다. 2012년 매출 중 수출의 비중이 80%를 차지했다. 수출 지역은 미국 54%, 유럽 24%, 아시아 11% 순으로 나타났다. 수출품은 항공기 39%, 엔진 및 관련 부품 28%, 기타 부품 12%, 항공전자 부품 11%, 랜딩기어 6%, 비행시뮬레이터 4% 등으로 구성돼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핵심 주도기업 봄바디어(Bombardier)가 비즈니스 제트여객기를 비롯한 중형기 생산으로 2012년 16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세계 3위의 민간 항공기 제조업체인 봄바디어는 캐나다, 미국, 영국, 멕시코, 모로코 등에 제조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3만5천5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캐나다의 보잉 시설에서는 민항기의 부품, 조립품, 소프트웨어 응용품 등을 생산한다. 캐나다는 보잉에 부품을 납품하는 가장 큰 공급기지 가운데 하나로 공급업체만 200여 곳이나 된다.

◆퀘벡주 몬트리올 항공산업 클러스터

캐나다의 주요 항공우주기업들은 퀘벡주에 밀집돼 있다. 퀘벡주의 몬트리올은 미국 시애틀, 프랑스 툴루즈와 함께 세계 3대 항공산업 클러스터 중의 하나다.

퀘벡주 항공우주산업 활동의 98%가 몬트리올에 집중돼 있다. 퀘벡주 항공우주산업의 매출액은 2012년 121억달러로 캐나다 전체의 53%를 차지한다. 항공우주 분야의 근로자는 4만2천550명으로 높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퀘벡주의 항공우주 클러스터에는 봄바디어(제트기), 벨헬리콥터텍스트론(헬기), CAE(훈련 서비스), P&W 캐나다(엔진) 등 주요 기업 4곳과 장비 제조'MRO 업체 15곳, 중소업체 200여 곳이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장비 제조업체 15곳에는 GE 캐나다(엔진 부품), 롤스로이스 캐나다(엔진 MRO), 탈레스 캐나다(항공전자 부품) 등이 포함된다.

퀘백주의 항공우주 분야 R&D 투자액은 연간 10억달러로 캐나다 전체 투자의 70%를 차지한다. 퀘벡주 항공우주 클러스터 내에서는 항공기 제조에 필요한 모든 부품을 반경 30㎞ 내에서 조달할 수 있다.

퀘벡주에는 국제항공수송협회(IATA), 국제비즈니스항공협의회(IBAC),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의 본부가 위치하고 있다. 퀘벡주 항공우주 클러스터에는 싱크탱크(두뇌집단) 역할을 하는 '에어로 몬트리올'이 2006년 설립돼 활동하고 있다. '에어로 몬트리올'은 항공우주기업, 교육기관, 연구기관, 협회, 조합 등으로 구성돼 협력 증진, 경쟁력 강화, 혁신 등을 담당한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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