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도 '판상형' 복고 열풍…'타워형'보다 실수요자 늘어

입력 2014-02-20 10:10:21

'응답하라! 1990' 패션, 음악, 드라마 등에서 1990년대를 추억하며 일기 시작한 복고풍이 부동산 시장에도 불고 있다.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판상형 아파트 설계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역 분양 시계는 1990년대로 거슬러 가고 있다. 복고 열풍과 함께 실속을 따지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고급스러운 외형의 '타워형' 아파트 대신 1990년대 유행했던 성냥갑 모양의 '판상형' 단지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리코 씨앤디 전형길 대표는 "얼마전 만 해도 외관이 멋진 타워형 아파트가 수요자 사이에서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지역에선 남향 위주의 아파트 선호도가 다른지역보다 큰 데다 복고풍과 맞물려 건설사들이 속속 판상형 단지를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타워형은 한 개 층에 3~4가구를 둥글게 배치하는 방식으로, 조망권 확보와 사생활 보호에 유리하다. 또 '+'형, 'ㅁ'형, 'Y'형 등 구조에 따라 다양한 조경이 가능하다.

다만 건축비가 비싸고 정남향 배치가 어려우며 북향 가구가 나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 일부 방향은 특정 계절에 환기가 되지 않아 강제 환기시스템을 갖춰야 할 경우도 생긴다.

반면 판상형 아파트는 아파트가 한 곳을 바라보며 일자형으로 배치된 형식으로 구조상 가구의 앞뒤가 뚫려 있다. 이 때문에 통풍에 유리하다.

아울러 앞뒤로 발코니를 확장해 집을 넓게 쓸 수 있으며, 건물 디자인을 위한 공용공간이 적어 전용면적이 넓다.

삼성경제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의 경우 같은 면적이라도 방향에 따라 6억~7억 원의 가격 차이가 났는데 가장 비싼 곳이 남향이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남향의 장점이 가격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에서도 판상형 아파트가 속속 공급되고 있다. 대구 세천지구에 들어서는 북죽곡 엠코타운 더 솔레뉴(1천96가구)는 전 가구를 판상형으로 설계했다. 남향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했다고 분양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하 2층, 지상 25층의 중소형 전문단지(전용면적 69~84㎡)의 이 아파트는 다음달 분양한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율하지구에서 선보이는 '율하역 엘크루(329가구)'도 햇빛과 바람이 잘 드는 판상형 아파트로 꾸며지며 다음달 분양 예정이다.

우미건설이 경산 신대부적지구에서 분양하는 우미 린(445가구) 아파트 역시 4-베이(bay) 판상형 구조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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