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들인 '디아크', 마을회관 수준 전락

입력 2014-02-17 10:20:49

시설 내부 좁고 내용물도 부실

한국수자원공사가 최고의 '물 문화관'을 선보이겠다며 200억원을 투입, 만들었던 낙동강 강정고령보 옆 '디아크'(The ARC)가 '마을회관'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시설 내부가 너무 좁아 관람객이 조금만 많아도 북새통이 되고, 전망대는 너무 낮게 설계돼 전망대로서의 구실을 하지 못하는 등 시설 전반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12년 9월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낙동강 강정고령보 옆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연면적 3천688㎡ )로 '디아크'를 만들었다. 당시 수자원공사는 "세계적인 건축가 하니 라시드(Hani Rashid)가 설계한 디아크는 건축비 197억원을 들였으며 기하학적인 건축예술품으로서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디아크가 문을 연 지 2년째를 맞고 있지만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1, 2층에 마련된 전시실, 세미나실과 3층의 전망데크 등 부속시설이 너무 비좁게 설계돼 불과 몇십 명만 들어서도 공간이 꽉찬다. 또 1, 2층 벽면에 디아크와 강정고령보 등 4대강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설치된 시설물도 내용이 부실해 방문객들은 그냥 지나치고 있다.

시설 내부 상업시설에 대한 관람객들의 불만도 크다. 휴일인 16일 이곳을 찾았던 김동규(52'대구 달서구 진천동) 씨는 "수자원공사 측이 디아크 3층을 유명 브랜드 커피전문점으로 임대를 놓았는데 휴일엔 커피전문점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상인의 배만 불려주는 이상한 물 문화관이 바로 디아크"라고 했다.

게다가 전망데크 높이가 너무 낮게 설계돼 강 상류쪽에 설치된 강정고령보는 물론 강도 제대로 볼 수 없다. 망원경이나 쌍안경 등 전망시설도 전혀 갖추지 않아 관람객들의 더 큰 불만을 사고 있다.

관람객 박수정(48'대구 달성군 다사읍) 씨는 "디아크 바로 아래쪽 낙동강과 금호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조성된 달성습지는 백로, 왜가리 등 철새와 맹꽁이 등이 서식하는 중요한 자연자원의 보고(寶庫)"라며 "전망데크에 전망시설을 설치하면 그 가치가 큰데 전혀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디아크의 좁은 주차시설도 문제가 되고 있다. 평일 2천 명, 주말이면 7천~1만 명이 강정고령보를 찾고 있으나 디아크의 주차시설은 고작 250여 면에 불과하다.

달성'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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