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투자은행·자본들 대규모 펀드 조성 M&A 일본식 체인 골프장 예고
골프장들의 위기가 전국에서 눈앞의 현실로 나타나면서 일본처럼 수십 개의 골프장을 거느린 대형 퍼블릭 골프장 체인이 출현할 전망이다. 폭발적인 골프장 수 증가에 이은 경기 추락과 골프장 경영위기, 헐값 매각 등 일본에서 일어났던 현상과 거의 비슷한 수순이다.
먼저 제주 최초의 골프장인 제주CC가 경매에 나왔다. 제주CC는 1962년 제주도 '5'16 도로' 개통식에 참석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조성돼 1966년 준공한 제주도 1호 골프장이다.
제주CC뿐만 아니다. 지난해 전남 '레이크힐스순천', 경기 '양평TPC' 등이 경매로 나오는 등 앞으로 골프장 매물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 안동의 TGVCC가 주인이 바뀌면서 남안동CC로 간판을 바꿔달았고, 군위의 세인트웨스튼CC가 꽃담으로, 또 영천의 레이포드CC가 영천CC로 이름을 바꾼 뒤 주인이 오션힐스CC로 바뀌는 등 주인 바꾸기, 이름 바꾸기는 경북지역에서도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현상 속에서 2000년대 일본의 골프장 지형도를 바꿔놓은 구조조정 바람이 한국에 상륙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80, 90년대 골프 대중화의 영향으로 1975년 1천93곳이던 일본의 골프장은 2008년 2천363곳으로 늘었다. 이들은 2000년대 들어 구조조정에 직면했다. 2004년 3월까지 골프장 440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도산율이 24.3%에 달했고, 골프장 가격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적 투자은행와 자본들이 '골프장 사냥꾼'으로 나섰다. 이들은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헐값에 매물로 나온 골프장을 쓸어담았다. 지금은 이들 회사가 일본 전체 골프장 매출의 69%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한다.
1조원 규모의 골프장 구조조정 펀드를 추진하고 있는 골프존은 한국식 구조조정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매물로 나오는 골프장을 1년에 두세 곳씩 인수해 총 20여 곳으로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의 관계자는 "한국은 여성 골프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데다 스크린 골프장이 활성화돼 일본같이 100여 개가 한꺼번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퍼블릭 골프장이 들어선 이후 일본의 골프장은 최고급 회원제와 저렴한 퍼블릭 골프장으로 양분됐다. 한국도 일본처럼 양분화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 체인에 들어가지는 않더라도 현재 운영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골프장 545곳의 절반이 넘는 300여 곳이 경영 위기를 맞거나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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