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직장암 수술前 항암치료' 근거 약하다"

입력 2014-02-14 09:48:04

칠곡경북대 대장암센터 연구팀 밝혀

직장암의 림프절 전이에 대한 MRI 검사의 예측 정확도를 연구한 칠곡경북대병원 영상의학센터 조승현 교수와 대장암센터 박준석 교수(왼쪽부터)가 MRI를 판독하고 있다.
직장암의 림프절 전이에 대한 MRI 검사의 예측 정확도를 연구한 칠곡경북대병원 영상의학센터 조승현 교수와 대장암센터 박준석 교수(왼쪽부터)가 MRI를 판독하고 있다.

직장암 2기 이하라도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에서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면 항암 방사선치료를 권장하는 국제 가이드라인에 문제를 제기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부분 직장암 환자들이 병원에 처음 오면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 검사를 거치게 된다. 현재 국제적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수술 전 영상검사에서 암의 병기가 3기 이상이거나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수술 전에 항암 방사선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밀 검진장비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암 병기를 예측하는지에 대한 여러 연구가 있었음에도 믿을 만한 근거가 없었다. 이 때문에 많은 외과 의사들은 MRI 검사를 통해 림프절 전이를 진단하는 데 대한 정확성에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칠곡경북대병원 대장암센터 연구팀(제1저자 박준석'장윤진, 교신저자(책임저자) 최규석)은 이런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직장암 조직에서의 MRI의 진단 정확도'에 대한 연구를 했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수술 전 영상검사에서 2차원 이미지로 보이는 림프절이 수술로 떼어낸 실제 림프절 조직과 일치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체외초음파를 이용한 '침 정위술 실험 기법'을 개발했다. 영상에서 보이던 림프절과 암 덩어리 사이의 거리와 방향을 추정해 초음파를 통해 찾은 뒤 미세침을 이용해 위치를 고정하는, 즉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기법이다.

연구 결과, MRI는 암이 얼마나 깊이 침범했는지 예측하는데 있어 정확도 82.5%로 매우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림프절 전이를 예측하는데 약점을 드러냈다. 림프절 전이 여부를 진단하는 주요 지표들에서 정확도가 60% 안팎에 그쳐 한계를 보인 것.

연구팀은 "현재 국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암 침윤 정도가 2기 이하라도 MRI 검사로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면 항암 방사선치료를 권장해 불필요한 합병증과 의료비 증가 문제를 낳았다"며 "이번 연구는 단순히 수술 전 MRI에 의한 림프절 전이 여부만으로 수술 전 방사선치료를 하는 것은 과잉치료가 될 수 있다는 학설에 단초를 제공했으며, 앞으로 직장암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대장항문학회 공식 학회지인 '디지즈 오브 더 콜론 앤드 렉텀'(Disease of the Colon and Rectum: 결장 및 직장 질환) 1월호에 실렸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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