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고합123' 이게 뭐지?"
법원의 법정 앞에 게시된 사건 목록이나 판결문을 보면 숫자와 한글이 조합된 무슨 암호 같은 일련번호가 있다. 바로 사건번호다. 맨 앞의 숫자 네 자리(2014)는 사건을 접수한 연도를 나타내고, 맨 뒤의 숫자(123)는 접수된 순서다. 그렇다면 연도와 접수 순서 숫자 사이에 있는 암호 같은 '고합'은 뭘까?
이는 사건의 특성을 나타내는 '사건부호'다. 즉 형사사건인지, 민사인지, 행정인지, 또 1심 사건인지, 항소심인지, 대법원 상고심인지를 나타낸다. 2014고합123은 2014년도에 123번째로 접수된 형사 1심 합의부 사건을 의미한다. 이 사건번호를 알면 대법원이나 각급 법원 홈페이지에서 소송 진행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고합이니, 고정, 노합, 가단 등의 사건부호는 어떻게 구분할까? 먼저 나오는 고, 노, 도는 각각 형사사건에 있어 1심, 2심, 3심을 의미한다. 민사사건의 경우 1심, 2심, 3심은 가, 나, 다, 행정소송은 구, 누, 두로 표시한다. 또 뒤에 나오는 글자 중 '합'은 합의부, '단'은 단독재판부를 의미하고, '정'은 약식 명령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한 사건을 나타낸다. 재심사건은 고합 등 사건부호 앞에 '재'자를 붙인다.
예를 들어 '고합'은 형사 1심 합의부 사건, '고단'은 형사 1심 단독, '노'는 형사 항소부 사건을 의미한다. 고약(약식사건), 고정(약식정식재판청구 제1심 단독사건), 초보(보석사건), 재고합(재심사건), 재고단, 재노 등도 지법에서 다루는 형사사건과 관련된 대표적인 사건부호다.
항소부는 모두 합의부여서 '합'을 붙이지 않는다. 또 가합은 민사 1심 합의부 사건, 가단은 민사 1심 단독, 가소는 민사 1심 소액사건이다. 이혼사건은 1심 드, 2심 르, 3심 므로 나타내기 때문에 1심 합의는 드합, 1심 단독은 드단이 된다. 지급명령 사건은 차, 가압류'가처분 사건은 카, 파산 사건은 하로 나타낸다.
합의부 사건에 있어 주심을 나타낼 때 재판장은 가, 우배석 판사는 나, 좌배석은 다로 표시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다시 보이네 와"…참사 후 커뮤니티 도배된 글 논란
"헌법재판관, 왜 상의도 없이" 국무회의 반발에…눈시울 붉힌 최상목
전광훈, 무안공항 참사에 "하나님이 사탄에게 허락한 것" 발언
음모설·가짜뉴스, 野 '펌프질'…朴·尹 탄핵 공통·차이점은?
임영웅 "고심 끝 콘서트 진행"…김장훈·이승철·조용필, 공연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