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산업 김시영 대표는 지난달 베트남을 방문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봉제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베트남의 봉제공장을 활용하기 위해 조사차 갔다"며 "일감은 늘어나는데 인력 구하기가 여의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구직자들의 섬유업 기피로 대구경북 섬유업계가 인력난을 겪고 있다. 업계는 올해 수출과 일감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정작 일할 사람이 없어 고민에 빠졌다.
고용전문가들은 섬유업계가 적정 임금 지급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한편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직자들의 섬유업 기피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작년 11월 510개 지역 섬유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기업은 162개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회사당 평균 3.5명이 부족했다.
대구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이달 6일 발표한 '대구지역 인력 및 훈련 수요조사' 에서도 섬유업계는 올해 10% 이상 인력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섬유업계는 올해 지역 섬유경기가 다소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 대구경북 섬유류 수출전망치는 지난해(31억4천100만달러)보다 2.2% 증가한 32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섬유 체감경기 설문조사에서도 올해 경기 예상지수는 지난해보다 18.8포인트 증가한 100.8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섬개연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구인대비 구직현황은 12만9천541명(기업)과 18만6천974명(구직자)으로 구직자가 5만7천433명 더 많았다.
하지만 섬유업의 경우 기업은 4천936명이 필요하다고 답한 반면 구직자는 3천182명으로 나타났다.
섬개연 관계자는 "섬유업계가 인력난을 겪고 있지만 정작 구직자들은 섬유업종을 기피하고 있다"며 "섬유업종으로 인력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구직자간 기대치를 좁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금인상과 외국인근로자 활용해야
통계청의 '시도별 섬유제조업 1인당 연간급여액'을 살펴보면 2005년 섬유 소재업체의 전국 평균 급여는 1천957만6천원인 반면 대구는 1천765만5천원으로 전국 평균의 90%에 불과했다.
2011년 대구지역 섬유 소재업체의 평균 연간급여는 2천360만3천원으로 올랐지만 여전히 전국 평균(2천587만원)의 91% 수준에 그쳤다.
대구지역 주요 산업별 1인당 연간급여액(2011년 기준)에서도 섬유는 가장 급여가 낮은 업종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 부품업체 평균(3천308만3천원)보다 40% 이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섬유업계의 인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임금을 올리고 근로환경을 개선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근로자 활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요구되고 있다. 이달 4일 국회에서 열린 '섬유패션산업 외국인력 활용전략 포럼'에서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섬유산업은 최근에 기술개발과 최신 설비 투자로 주문이 넘쳐나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내국인은 취업을 기피하고 외국 인력도 매년 채용규모가 축소되고 있어 섬유산업이 재도약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의 외국인 근로자 수는 2008년 7만6천800명에서 올해 3만6천950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섬유기업이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 수도 감소했다.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섬유패션산업의 발전을 위해 2015년도 외국인 근로자 신규 채용규모를 8만명 이상으로 늘리고 섬유패션산업에 배정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