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길 너무 힘든 달서구 정부청사

입력 2014-02-08 08:54:59

청사 경유 버스 달랑 2개, 대곡역서 내려 택시 타야

직무 관련 교육을 받으러 한 달에 한 번꼴로 정부대구지방합동청사를 찾아가야 하는 이모(41'여) 씨는 매번 불편을 겪는다. 대구 수성구 시지에서 이곳까지 가는 교통편이 변변찮아서다. 이 씨는 "집에서 합동청사를 가려면 도시철도 2호선을 타고 반월당에서 1호선으로 환승한 뒤 대곡역에 내린다. 그리고 다시 택시를 타야 겨우 갈 수 있다"며 "대곡역에서 청사로 가는 버스가 있으나 배차 간격이 길어 추울 땐 택시를 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대구지방합동청사(달서구 화암로'대곡동)가 개청 1년 3개월이 지났지만 접근성이 개선되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대구지방국세청'보훈청'환경청'공정거래위원회 등 10개 기관이 모여 찾는 시민이 하루 500명이 넘지만, 청사에 정차하는 버스 노선이 달랑 2개(달서2'달서3)에 그치는 등 시민들의 발품을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 버스들마저도 인근 지역을 운행하는 지선이어서 타 지역민들은 이용이 어렵다. 이마저도 달서3은 많은 시민이 내리는 대곡역을 거치지 않는다.

이런 탓에 대곡역에 내린 시민들은 청사까지 가려면 800m를 걸어가거나, 단 한 대뿐인 달서2(배차간격 13분) 버스를 타야 한다. 이렇다 보니 상당수 시민은 짧은 거리임에도 택시를 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제대군인, 국가유공자 등 상당수가 65세 이상 고령자인 지방보훈청 민원인들의 불만이 특히 많다. 김모(71) 씨는 "얼마 전 대곡역에 내려 청사까지 걷다 길이 얼어 미끄러지는 바람에 크게 다칠 뻔했다"며 "셔틀버스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가용 이용자들도 대구 주요 도로에 청사 위치를 표시한 이정표를 찾기 어려워 애를 먹는다. 김모(47) 씨는 "앞산순환로에서 유천교 방면 표지판에는 청사 방면이 표시돼 있지만 달성군 명곡지구에서 청사로 가는 길에는 수목원 표지판만 볼 수 있다"고 했다.

겨우 청사를 찾아도 턱없이 부족한 주차공간 때문에 다시 한 번 식은땀을 흘려야 한다. 청사 주차장에는 장애인용을 포함해 모두 479개의 주차면이 있으나 청사 입주 직원 중 정규직만 700여 명에 이르러 차 댈 공간을 찾기가 어렵다. 이 탓에 주출입구부터 시작되는 청사 내 도로는 주차장이 되다시피 한다.

합동청사관리소 관계자는 "버스를 이용해 청사를 찾는 시민들이 많지 않아 버스 노선을 늘리거나 셔틀버스를 만들기는 어렵다"며 "부족한 주차공간은 차량 5부제를 통해 여건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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