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성친화도시 포항을 함께 가꿔요

입력 2014-02-07 07:08:04

1월 20일 포항시청 문화동 대잠홀에서 통합관제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시청에 둥지를 튼 통합관제센터는 지역의 재난과 방범, 교통안전, 학교폭력 등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CCTV를 통합 운영하는 곳으로, 시민들이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시민이 말씀하셨다.

"우리 딸, 퇴근길이 늦어서 늘 걱정했는데 이젠 안심되네!"

뜬금없이 '여성친화도시 이야기에 웬 통합관제센터?'라고 의문을 던지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알고 보면 이 또한 여성친화도시의 중요한 인프라다.

2012년 11월, 포항시는 여성가족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되었다. 포항시의 도시 환경이 여성과 어린이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고, 각종 제도 또한 남녀에게 평등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항시가 완벽하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전국의 다른 자치단체보다 훨씬 여건이 좋고, 또 앞으로 잘 가꾸어 나갈 기반이 조성되어 있다는 의미다.

포항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남성적인 도시라는 인식이 강했다. 동해안 최대의 항구도시이자 철강산업도시 포항이 남성 중심의 산업구조를 기반으로 남성 중심적인 사고와 문화를 가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포항은 최근 몇 년 동안 많이 변했다. 산업다변화를 도모하면서 지역의 산업구조, 도시외관, 시민의식도 변했다. 시민들은 포항이 해양문화관광도시로 아름답고 매력적이고 감성적인 도시로 발전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또 그렇게 변했다. 포항이 가진 도시 이미지가 바뀐 것이다.

포항시가 '여성친화도시'의 타이틀을 거머쥔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다. 민선 5기 시정목표가 '시민이 행복하고, 환경이 쾌적한, 살기 좋은 포항'인데, 공교롭게도 여성친화도시의 목표와 딱 맞아떨어지면서 그간의 시정 성과가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포항시는 26만 포항 여성들이 '포항이 여성친화도시'임을 체감할 수 있게 세심하고 꼼꼼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도적인 뒷받침을 위해서 2012년 11월에 '포항시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여성친화도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의 여성단체, 전문가, 시민 서포터스와도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공공청사와 죽도시장 주차장에는 여성과 임산부를 우선으로 하는 주차공간을 설치했고, 문화예술 공연을 20% 할인해주는 여성행복객석도 운영하고 있다. 예산과 각종 조례에 여성에 대한 편견이 작용하고 있는지도 체크해 정비도 했다.

포항시청 공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여성공무원과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새벽 또는 야간 비상근무 배려 규정도 운영하고 있고, 임산부를 위한 전용의자를 별도로 구입해서 지원도 하고 있다. 또한 여성 공무원에 대한 장기연수, 주요 보직 배치 등 유리천장을 걷어내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8년 전 시장 취임 이후 지금까지 시정을 추진하면서 항상 염두에 둔 것이 있다. 어떻게 해야 시민이 가족과 함께 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을까 하는 거였다. 뱃머리문화관, 폐철도 도시숲, 중앙도서관, 작은 도서관, 연일중명생태공원, 도음산 산림문화수련원 등은 특히 더 그랬다. 여성이 행복하고, 아이들이 즐거운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 안에서 한 치의 불편함도 없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여성친화도시 포항이 추구하는 가치다. 나아가 여성의 능력이 충분히 발휘되어서 미래 포항의 성장 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그동안 포항의 환경과 우리 인식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나 아직도 여성이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많을 것이다. 행정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여성친화도시를 표방하는 포항시는 새해를 맞아 아름답고 행복한 포항을 함께 만들어 갈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포항 여성의 참여를 기다린다.

포항시장 박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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